인류가 차린 식탁 -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50가지 음식 인문학
우타 제부르크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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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가지 음식으로 보는 '인류 인문학'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봤습니다.

기원전 1만 1000년경 북아메리카의

'매머드 스테이크'로부터

코로나를 겪은 현대까지 이어지는

음식의 향연들!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요:)

#매머드스테이크의진실

우리가 흔히 보던 음식부터

각 나라의 역사 속 의미 있는 음식 등

다양한 스토리가 마치 영화 스토리처럼

현실감 있게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뇌 성장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 듬뿍 담긴 '골수'는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요?



(기원전 1만 1000년경 내용 중)

사냥한 동물이 서열 순으로 먹는 것을,

덤불 속에서 몰래 지켜보던 인간은

뼈다귀만 남았을 때 달려가서

주먹도끼로 내려찍고

후루룩 빨아먹었다고 합니다.


뭔가 끔찍하고 야만적이죠?

하지만

빅토리아 시대의 우아한 영주들도

정교한 세공의 '골수 파먹기'전용

은제 숟가락을 만들어 먹었다는 사실!

신기하고 특별한 음식 속 역사 한 장면

그 숟가락이 당시 영주였던 집안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니

특권층이 즐기던 요리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요?

저도 이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웹툰이나 웹소 작가님이 보면

중세 스토리 한 편 뚝딱일듯ㅋㅋ

이렇게 빌붙어(?) 먹으며 살아남아

결국 먹이사슬의 정점에 서게 된 인류는

불을 이용하고 도구를 고안하였고

빙하기를 거치며

점점 사냥꾼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렇게 문화가 형성되어

음식에 사회적 의미가 포함되고

지위와 권력에 따라 나뉘기도 하면서

시대를 따라 변해갔다고 합니다.

100년경 고대 로마 이야기에서는

검투사용 '죽'이 등장하는데

가난으로 인해 채식을 했다고 합니다.

고기를 주로 먹었을 것 같았는데 말이죠.

통돼지 구이 뒷다리를 뜯는다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검투사들은 뚱뚱했다고 하는데요


콩 위주의 식습관이 맞는 걸까요?

칼에 찔릴 것을 대비해 지방이 필요했다는데

그들이 먹었던 죽에 지방의 비결이 있는 걸까요?

심지어 골밀도까지 높았다고 합니다.

(스포는 안할거에욯ㅎ)

'루타바가 잼'이야기도 재밌었어요.

제1차 세계대전.

루타바가의 모양은 순무와 닮았으나

맛과 냄새가 지독해서

처음엔 가축용이었다고 합니다.

1917년 독일은 식량난을 겪습니다.

돼지의 사료마저 구할 수 없게 되자

통조림을 떠올리고 대부분 도축을 했는데,

전국의 쇠붙이는 모두 군수산업에

동원되었고 질 안 좋은 재료로 만든

통조림은 먹을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기가 귀해진데다

감자를 키울 퇴비도 없어서

이제 남은 거라곤

어디서나 잘 자라던 루타바가 유일했는데

조리를 하면 고약한 냄새와 역한 맛으로

누구도 먹지 않던 그것을 먹게 됩니다.

죽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었고

독일 정부에서는 국민음식으로 권유를 합니다.

주부들은 어떻게 해서든 역한 맛과 향을 줄이고

조리법을 공유했으며, 수프, 샐러드, 튀김,

경단, 사탕, 잼까지 만들게 되는데

말려서 분쇄하여 담배처럼 피우기도 했데요.

뛰어난 기지를 발휘한 주부들 덕분에

국민들은 기적처럼 연명하게 되지만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는

음식이 되었다고 합니다.

'루타바가로 연명하던 그해 겨울'은

수백만 독일 사람에게 심리적 충격이었다.

30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똑같은 탄내 비슷한 무 냄새가

포탄 맞은 집의 마루 판자 사이로

퍼져 나오면서 다시 그 트라우마가

의식의 표면으로 올라온 것이다. _185

이 책에 소개된 50가지 음식이

시대의 흐름 속에 용도와 계층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고 조리되는 것을 보다보니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우리나라의 역사와 음식도 떠오르고요.

마치 짧은 단편 영화를 보듯

지루하지 않은 설명과 구성 또한 장점입니다.

책선물로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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