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위주의 식습관이 맞는 걸까요?
칼에 찔릴 것을 대비해 지방이 필요했다는데
그들이 먹었던 죽에 지방의 비결이 있는 걸까요?
심지어 골밀도까지 높았다고 합니다.
(스포는 안할거에욯ㅎ)
'루타바가 잼'이야기도 재밌었어요.
제1차 세계대전.
루타바가의 모양은 순무와 닮았으나
맛과 냄새가 지독해서
처음엔 가축용이었다고 합니다.
1917년 독일은 식량난을 겪습니다.
돼지의 사료마저 구할 수 없게 되자
통조림을 떠올리고 대부분 도축을 했는데,
전국의 쇠붙이는 모두 군수산업에
동원되었고 질 안 좋은 재료로 만든
통조림은 먹을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기가 귀해진데다
감자를 키울 퇴비도 없어서
이제 남은 거라곤
어디서나 잘 자라던 루타바가 유일했는데
조리를 하면 고약한 냄새와 역한 맛으로
누구도 먹지 않던 그것을 먹게 됩니다.
죽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었고
독일 정부에서는 국민음식으로 권유를 합니다.
주부들은 어떻게 해서든 역한 맛과 향을 줄이고
조리법을 공유했으며, 수프, 샐러드, 튀김,
경단, 사탕, 잼까지 만들게 되는데
말려서 분쇄하여 담배처럼 피우기도 했데요.
뛰어난 기지를 발휘한 주부들 덕분에
국민들은 기적처럼 연명하게 되지만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는
음식이 되었다고 합니다.
'루타바가로 연명하던 그해 겨울'은
수백만 독일 사람에게 심리적 충격이었다.
30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똑같은 탄내 비슷한 무 냄새가
포탄 맞은 집의 마루 판자 사이로
퍼져 나오면서 다시 그 트라우마가
의식의 표면으로 올라온 것이다. _185
이 책에 소개된 50가지 음식이
시대의 흐름 속에 용도와 계층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고 조리되는 것을 보다보니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우리나라의 역사와 음식도 떠오르고요.
마치 짧은 단편 영화를 보듯
지루하지 않은 설명과 구성 또한 장점입니다.
책선물로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