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운명 - 세기의 걸작들은 어떻게 그곳에 머물게 되었나
이명 지음 / 미술문화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화가조차도 자신의 그림을 넘긴 뒤로는

관람객으로서 그림을 볼 수밖에 없으며,

컬렉터가 제아무리 꽁꽁 숨겨둔 그림도

언젠가는 관람객에게로 돌아오는 것으로 보아

그림의 운명은 결국 많은 이들에게

보이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닐까. _p11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혹은 바랐던 그곳에

전시되기까지의 과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화가와 작품에 대한 배경 설명도 나오기 때문에

잘 몰랐던 작품도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화가의 인생 작이라고 불릴 만큼 잘 알려진 작품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호기심에 읽었는데

가볍게 핵심 위주로 설명해줘서인지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습니다.ㅎㅎ





존 싱어 사전트의 가장 유명한 초상화

<마담 X>의 실제 모델은 당시 파리 사교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마담 피에르 고트로였는데

그동안 다른 작가들에게는 거절하던 그녀가

그의 부탁을 수락하면서 탄생된 작품입니다.

모델이 울면서 전시 중단을 외쳤던 그림,

유럽이 아닌 미국에 있어야 할 운명이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1884년 처음 전시된 원작에서는 어깨 끈이

한쪽 내려와 있었는데 그 당시 관람객들에게는

도발적 관능미의 충격이 다르게 받아들여져

오히려 조롱하고 비난을 했다고 합니다.

고트로 역시 의외의 반응에 눈물을 흘렸고

그녀의 어머니는 작품을 내려달라고

간청하기에 이르렀다고 해요.

사전트는 이후 흘러내린 어깨 끈을 올려

단단히 고정시킨 모습으로 수정하였으나

또다시 외면받아, 결국 그의 작업실에서

소장하게 되었는데 뜻밖에도 미국에서

사전트가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모델이었던 고트로가 세상을 떠난 후

사전트는 <마담 X>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팔았다고 해요.

외면받던 그의 작품이

당시 자유와 개척 정신을 앞세운 미국에

남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작품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옮겨 봤는데요

본문보다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재밌지 않나요?

책으로 보면 더 재밌습니다.


가장 안타까웠던 작품으로는

앙리 마티스의 <댄스 II>가 떠오릅니다.

모두에게 전시되기만을 바랐던 작가의 바람이

허무하게도 지켜지지 않았지만

결국엔 일반 대중들에게 적극 공개되긴 합니다.

작가의 실수로 터무니없는 가격에

추가 비용 없이 <댄스 II>를 컬렉터에게 넘겼는데

기대와는 달리 대중에게 공개가 되지 않습니다.

마티스는 크게 실망했고, 제 위치에 걸린 작품이라도

볼 수 있게 요청했지만 거부 당하고 맙니다.

적은 수임료에도 불구하고 작업한 이유는

새로운 미국 대중을 위한 기대감이었는데 말이죠.

다행히 컬렉터(반즈)의 사후에 공개되었다고 하네요.



그래도 마티스는 결국 반즈에게 고마워했는데

비판받던 그의 능력을 알아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로댕의 <지옥의 문>연작이 각기 다른 장소로

흩어지고 최대 12번까지만 주조되도록

제한된 스토리도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들은

책으로 직접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