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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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탄 시신의 토막이 발견됩니다.

17살의 소녀,

사르다 가족의 세 자매 중 막내인 '아나'입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그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설상가상,

유일한 목격자이자 아나의 절친 '마르셀라'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맙니다.

둘째인 '리아'는 아나의 장례식장에서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는

선언을 하며 모두를 놀라게 하고

나는 그처럼 처참한 사건을 통해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내 믿음이 두려움과 내 주변 사람들이

떠받드는 하느님 - 혹은 다른 신 -이라는

존재를 믿지 않으면 나쁘고 끔찍한 일,

즉 세상의 종말이 올 수도 있다는 가정에

바탕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이처럼 하느님에 대한 경건한

두려움을 갖도록 교육받고 자랐다.

하지만 어떤 자들이 내 동생을

죽인 것도 모자라 시신을 불태워

없애버리려고 하다가 결국

토막까지 내고 말았다.

내가 믿음을 버린대도 얼마나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_p21

'아나'의 충격적인 죽음으로 인해

가족들은 서로에게 벽이 생겨버립니다.

리아는 의지하던 아버지마저 무심한듯한

모습을 보이자 고향을 떠나버립니다.


이 책은 둘째 '리아'로 시작해서

첫째 딸 카르멘의 아들 '마테오'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아나의 절친 '마르셀라'

'엘메르'

카르멘의 남편 '훌리안'

그리고 마지막 카르멘

에필로그: 아버지 '알프레도'로

화자가 7번 바뀌는데

아나의 죽음이 뜻밖의 사정으로

밝혀져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는 30년 전부터 하느님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로 시작하는 첫 장부터 흡입력이 상당해서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하나씩 밝혀지는 진실이 뻔하기는커녕

너무너무 뜻밖이었거든요 ;;

마르셀라는 알고 있어요.. 그런데 말하지 않아요.

그 이유도 가만히 생각해 볼수록 소름입니다ㄷㄷ

스포가 될까 봐 스토리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습니다.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단서를 통해

범인을 추적하는 것을 넘어,

종교와 믿음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무신론자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믿는

종교라던가 신이 있기 마련입니다.

정말 위급하고 중요한 순간에는

그동안 믿지 않았던 신마저 찾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있을 수 있는데요

전지전능한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어찌하여 이런 고통과

슬픔을 맞이하는 게 하는가

독실한 믿음으로 살았으나

가족이 살해당하는 끔찍한 일이 생기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에게 감사할 수 있는가라는

'종교적 신념'의 화두를 남기는 작품이었습니다.

생각은 쉽지만 막상 나에게, 내 가족에게만

연이어 불행이 찾아온다면

과연 그 믿음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책을 내려놓는 순간에도 다른 의미의

공포로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 아르헨티나의 대표 작가이며

그해 가장 뛰어난 범죄 소설에 수여하는

대실해밋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한만

흡입력과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HBO드라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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