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드나드는 소설이다.
책장을 넘길수록 반전의 반전처럼
기대 이상으로 재밌어서 단숨에 읽었다.
7개의 단편들이 모두 재밌었는데
특히 첫 번째 <숲을 벗어나려면 다른 길로 가라>는
여러 감정이 들게 만들어서, 더 흥미롭게 봤다.
어느 날 갑자기 경찰서에서 온 연락은 놀라웠다.
40년 만에, 단 한 번도 연락 없이 살던
아버지를 데려가라는 것이었다.
노숙자이자 알츠하이머에 췌장암 말기..
황당하지만 보살펴야 할 상황이 된다.
한 달을 넘기기 어렵다던 진단과는 달리
1년을 훌쩍 넘어버렸다.
아들은 부인과 어린 딸 그리고 동생까지
좁은 집에서 서로 가난한 형편이라
시간이 갈수록 부담스럽고 달갑지 않다.
아버지는 묶어두지 않으면 헛소리를 하고
똥을 여기저기 바르는 둥 미친 짓만 해서
그날도 묶어두고 식구들은 회사와 학교를 갔는데
함께 모여서 돌아와보니 아버지가 죽었으나,
“망자께서 부동산이 있으시네요.”
뜻밖에도 넓은 땅과 집을 소유하게 된다.
그동안 정상적이지 않았던 아버지를
소홀히 한 것에 식구들은 양심이 찔렸지만
한편으로는 후련하다는 심정으로
유산으로 남겨진 집에 들어가게 된다.
마치 산 하나를 통째로 끼고 들어선듯한
커다란 집을 구경하며 모두들 신이 났다.
게다가 이 집을 아주 비싼 가격에 구입하겠다는
기업인이 찾아와서,
식구들은 각자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되었다.
그런데
비 오는 날 마당 이곳저곳에서
아니, 산 전체에서 시신이 미친 듯이 발견된다.
여기를 파도, 저기를 파도 온통 시신이다.
설상가상 수상하고 어두운 창고...
그곳엔.... 그 깊은 곳엔
어느 노인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