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호러 소설은 오랜만에 읽는 기분으로 보게 되었다.
제목부터 공포 영화를 떠올리는 이 책의 작가의 이름은
처음 들어본데다, 첫 편이 약간 흔한 소재?
반전도 딱히 놀랄만하지 않아서 실망하는 기분으로
두 번째 이야기 <시체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읽는데
어라? 이거 일본 호러 소설인가? 싶을 만큼 빠져들었다.
일상 공포물로, 어쩌면 누구나 운 나쁘게도
마주칠 수 있는 화장실 낙서로 시작되어
마지막까지 범인의 정체를 숨기고
내면의 두려움을 서서히 끌어낸다.
'도와줘'
라는 낙서에 호기심을 가진 일주는 중학생이다.
똥쟁이라는 별명이 붙을까 봐 화장실도 못 가고
소심한 성격에 우연히 학교 외딴곳에 위치한
화장실 이하 아지트를 발견하고 좋아한다.
그곳 벽에 약간의 허세를 담아
답장을 달기 시작하는데
'만약 죽이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할래?'
라고 상대의 질문이 이어지고
일주는 죽이고 싶으면 죽이라는 농담을 쓰게 된다.
에이 설마. 이 사람도 장난이겠지? 하는 심정이다.
그리고 며칠 후
'사람을 죽였어. 이제 시체 처리는 어떻게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