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미있는 미술사 도슨트 : 모더니즘 회화편 - 14명의 예술가로 읽는 근대 미술의 흐름
박신영 지음 / 길벗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고 가장 좋았던 건

명화를 보는 시각의 변화다.

단순하게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 또 다른 이야기들을 보고 느끼고

음미할 수 있는 공부가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뭉크의 <절규>이다.

웃기게 생긴 (?) '절규하는 사람'만 강하게

기억에 남았었는데 책을 보고 난 후엔

붉은 하늘이 더욱 강렬하게 와닿았다.

그 하늘은

극적인 효과를 위해 그려진 것이 아니었다.

저자는 피폐했던 자신의 정신 상태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뭉크의 일기도 볼 수 있었다.

"어느 저녁에 길을 따라 혼자 걷고 있었는데,

한쪽은 도시였고 반대쪽은 피요르드 (U자형 계곡)였다.

나는 피곤하고 아프다고 느꼈다.

나는 멈춰 서서 피요르드 너머를 바라보았다.

태양은 저물어가고 구름은 피처럼 붉게 변하고 있었다.

나는 자연을 따라 흐르는 비명 소리를 느꼈다.

비명 소리가 진짜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림을 그렸다.

진짜 피처럼 붉게 보이는 구름을 그렸다.

색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 그림이 <절규>가 되었다." _p179

일기를 읽은 후, 진정한 절규를 표현한 것은

피처럼 붉게 보이는 구름이 아닐까 싶었다.

이건 매우 강한 충격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웃음 벨로 여기저기 <절규>하는 사람이

합성되고 인터넷에 떠도는 것이 안타까워질 만큼

뭉크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동안 기본적인 지식이 없었고

'대체 이런 그림이 왜 유명한 거야?'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던 나에겐 그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제서야 아주 조금 명화 속 이야기를

보게 되었고 이해하며 공감했기 때문이다.


1789년 시민 혁명부터

낭만주의 사실주의가 왜 인상주의가 되고

이후 어떻게 발전했으며

어떤 예술가들을 탄생시켰는지!

'모더니즘 회화 연대'가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역사와 배경이 이해가 되니까

외우지 않아도 그냥 저절로 외우게 된다.

이게 정말 좋았다.






가장 유명한 명화들로

미술사의 흐름을, 역사와 함께 풀어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 읽었다.

정말 재밌다.



기억나는 몇 가지를 더 적어보자면

독보적인 개성을 뽐내던 피카소에게도

한때 라이벌이 있었고 (야수주의 마티스)

'자포니즘' = 유럽에서 일본을 따라 하던 유행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일본 문화를 따라 했으며

고흐와 고갱의 작품에서도 등장한다는 것!

따뜻한 그림을 그리던 '르누아르'의 대표작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가

사실은 폐허가 된 파리의 허망함을

희망으로 바꾸어 시민들에게 전하고자

최고의 시절로 그려냈을 수도 있다는

도슨트의 설명 또한 충격이었다.





피카소는 성공 후, 입체주의를 더욱 발전시키다 못해

걷잡을 수 없이 더욱 과격해져서 외곽선이 붕괴하자

무엇을 그렸는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피카소 자신의 애인이었던 에바 구엘을 그린 <마졸리>는

도대체 어디가 여인의 모습이라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내가 봐도 모르겠다.

사람이 맞긴 한 걸까.ㅎㅎ


프랑스 왕 루이 16세의 죽음을 시작으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민혁명의 시대 속

빛을 그리는 화가 '모네'에서

숭고의 미술 '로스코'까지 흥미진진한 여정이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미술작품이 많이 나오고

도스튼의 설명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어서

책 선물로도 10점 만점에 10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