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가장 좋았던 건
명화를 보는 시각의 변화다.
단순하게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 또 다른 이야기들을 보고 느끼고
음미할 수 있는 공부가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뭉크의 <절규>이다.
웃기게 생긴 (?) '절규하는 사람'만 강하게
기억에 남았었는데 책을 보고 난 후엔
붉은 하늘이 더욱 강렬하게 와닿았다.
그 하늘은
극적인 효과를 위해 그려진 것이 아니었다.
저자는 피폐했던 자신의 정신 상태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뭉크의 일기도 볼 수 있었다.
"어느 저녁에 길을 따라 혼자 걷고 있었는데,
한쪽은 도시였고 반대쪽은 피요르드 (U자형 계곡)였다.
나는 피곤하고 아프다고 느꼈다.
나는 멈춰 서서 피요르드 너머를 바라보았다.
태양은 저물어가고 구름은 피처럼 붉게 변하고 있었다.
나는 자연을 따라 흐르는 비명 소리를 느꼈다.
비명 소리가 진짜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림을 그렸다.
진짜 피처럼 붉게 보이는 구름을 그렸다.
색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 그림이 <절규>가 되었다." _p179
일기를 읽은 후, 진정한 절규를 표현한 것은
피처럼 붉게 보이는 구름이 아닐까 싶었다.
이건 매우 강한 충격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웃음 벨로 여기저기 <절규>하는 사람이
합성되고 인터넷에 떠도는 것이 안타까워질 만큼
뭉크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동안 기본적인 지식이 없었고
'대체 이런 그림이 왜 유명한 거야?'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던 나에겐 그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제서야 아주 조금 명화 속 이야기를
보게 되었고 이해하며 공감했기 때문이다.
1789년 시민 혁명부터
낭만주의 사실주의가 왜 인상주의가 되고
이후 어떻게 발전했으며
어떤 예술가들을 탄생시켰는지!
'모더니즘 회화 연대'가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역사와 배경이 이해가 되니까
외우지 않아도 그냥 저절로 외우게 된다.
이게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