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20분의 남자 스토리콜렉터 10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허형은 옮김 / 북로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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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타임으로 좋은 소설을 만났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 베스트셀러를 찍고

영미 스릴러 대가로 불리는 '데이비드 발달치'의 신작이다.

두툼한 분량 + 100개의 문답을 풀어가듯

단서를 하나씩 찾아가는 방식처럼 느껴졌다.

결말이 전혀 예상 밖의 전개로 흘러가서 아쉬움도 남지만

화끈한 편의 영화보다는 형사 드라마 같았다.

며칠 전 읽은 소설에, 정이 가는 등장인물이 없어서

노잼이었다고 리뷰를 썼었는데, 이 소설은

주인공에 몰입되는 분량이 많아서 인물의 성격을 파악하고

살인 사건의 범인을 밝히는 과정에서

하나씩 드러나는 조각들과 수사 방식을 매치하는 게

흥미로웠다. 무슨 말인지 좀 헷갈리겠지만

예를 들면, 완벽한 줄 알았던 주인공이

누가 봐도 의심스럽게 상대에게 접근해서 대화한다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미행할 때 들킬까 봐

읽는 내가 조마조마하는 것?ㅎㅎ

일단 주인공 '트래비스 디바인'은 매우 매우 평범하지 않다.

미 육군 특수부대의 유능한 장교였고,

그에 걸맞은 탁월한 능력을 지녔으며,

스스로도 천직이라고 생각할 만큼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했으나

동료의 의문스러운 죽음에 얽혀 제대를 하게 되었다.

군대는 아버지를 거역하기 위해 들어갔으나

현재는 월가의 말단 애널리스트로 손꼽히는 투자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이곳은 신입들은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할 만큼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곳이었고 출근 시간도 엄격했다.

주인공 디바인도 그에 맞춰 6시 20분 열차를 매일 탄다.

열차를 타면서 보이는 화려한 저택의 비밀과

디바인의 애인이 될 수도 있었던 여성의 죽음.

그리고 경찰은 오히려 디바인을 의심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디바인은 기록을 뒤져 유즈가 보안카드를 사용해

목요일 오전 7시 30분에 회사에 들어온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그날 저녁 그녀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기록은 없었다.

다른 직원들과 함께 이동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유즈가 그날 밤 다시 돌아왔는지도 확인해 봤다.

하지만 그런 기록도 없었다.

아마도, 아예 건물에서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 그녀를 죽여 그러지 못하게 했으니까.

그렇지만 애초에 그녀는 왜 그런 늦은 시간에 회사에 있었을까?

일하고 있었나, 아니면 누구를 만나고 있었나?

브래드 카울이었을까? 제니퍼 스타모스가 그런 것처럼?

디바인은 검색 조건을 바꾸고 다시 엔터키를 누른 다음 기다렸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단 한 개의 이름만 떴으니까.

자정에 보안 시스템에 로그인해 금요일 오전 1시 10분에 로그아웃한 사람.

세라 유즈를 살해했다고 보기에 딱 맞는 시간대.

그는 분명 눈으로 보고 있지만

안 보였으면 하는 그 이름을 멍하니 바라봤다.

‘트래비스 R. 디바인.’ _p179



살인 사건을 거의 실시간으로 디바인에게 메일을

보낸 사람은 누구이며, 군 시절 '의문스러운 동료의 죽음'에 관해

디바인이 저지른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나타난 남자는

왜 주인공에게 '거부할 수 없는' 특별한 임무를 명령했을까?


살인 사건을 파헤칠수록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오너와

수상한 51층의 연결고리, 연이어 살인 사건은 계속해서 벌어진다.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막강한 권력일까? 재력일까?


디바인과 한 집에 동거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는 걸까?


읽는 내내 모든 인물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책을 한 손에 들면 가득 잡히는 분량만큼이나

리뷰에 다 적지 못한 사건들이 한가득인 작품이다.

의심에 의심을 더하며 조금씩 접근하는 방식은

결말에 몰아서 빵 터트리기보다는

그 과정 자체가 흥미진진한 형식이라 재밌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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