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램의 무게
임제훈 지음 / 북레시피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를 단순하게 마약 밀수꾼이나

인터넷 판매상으로 정의하면 안 된다.

나는 자살 인도자다.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시발점이다.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그런 약을 나는 팔았다.” _p231

임제훈 저자는 1986년 생으로

경일대 경찰경호학과 입학 후 중퇴하고

13년 후엔 캄보디아 마약 밀수 및 판매로

수감되었다. 4년 형을 받고 교도소에서

일기를 쓰며 출판에 이르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곳에서

손쉽게 마약을 거래하고 중독되고

마약의 위험에 노출되었는지

고발하고 경고하고 일깨우기 위해서.

저자를 제외한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을 썼으며 날짜도 바뀐 것이 있지만

모두 실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왜 마약을 하면 안 되는지

알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전체적으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일기 형식으로 쓰여있어

저자의 생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정 농단이나 평창 동계 올림픽 등

그때의 뉴스도 나오는데

국정 농단의 주범과 측근들의

수감생활을 자신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추측.

&

정치사범, 경제사범들이

정권이 바뀌면 사면을 받을 거라는 예상.

&

사법 농단, 민간인 사찰, 탈세, 뇌물,

청탁, 사단 비리 등을 언급하며

그 모든 것이 하나라도 더 가지기 위해

편가르기 하며 싸우는 것인데

과연 무소유란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하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반성적이기보다는 범죄 모의,

유통방법 등 범죄 행각이 더 많다.

감방 생활 곳곳의 불편함을 토로하고

그들만의 소식 주고받기, 뇌물, 매수 등

오히려 읽다가 그들의 뻔뻔스러움에

화가 나기도 했다.

마약으로 인해 인생을 망치고

삶을 버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원인을 공급한 범죄자들이

죗값을 받으러 교도소에 가서

인간적인 대우를 호소하고

미래엔 가족과의 여유로운 삶을

꿈꾼다고?

구치소에 같이 있던 다른 뽕쟁이들에게서도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한 뽕쟁이는

주사를 놓을 때 혈관을 잘 찾지 못하는

간호사들이 이해가 안 된다더라.

자기는 눈 감고도

온몸의 혈관을 찾을 수 있다면서.

또 한 놈은 여자 친구가

섹스 도중에 갑자기 등에 날개가

생겼다며 16층에서 창문 밖으로 날았대.

날았겠어? 날개가 생겼겠냐고.

떨어졌겠지.

이 새끼는 그걸 보고도 약을 못 끊었어. _p407

물론 그들의 대화를 보고 있으면

그들 또한 마약의 무서움을 공유하고

두려워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마약은 절대 하지 말라며

죽기 싫어서 교도소에 몸 챙기러

들어왔다는(?) 뽕쟁이의 진심 어린 충고는

이미 아는 내용들이었지만,

다른 의미로 충격적이었다.

"주변 사람들 다 떠나고 인생에서

가장 가깝던 가족, 가족이 없어진다더라.

나한테 나가서 절대로 마약 묵지 말라고 했어.

한 번만 하는 건 없다고.

뒈진 다음에 다시 살아날 수 없듯이

한 번은 없대." -p408

소설이지만 소설 같지 않은,

마약범죄자의 일기를 보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는 동안

젊은 나이에 쉽게 '돈을 갖고 싶다'라는

욕망만으로 자신의 인생과 타인까지

죄악의 늪으로 끌고 갔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


마약은 가진 자들만 즐기는

여흥거리인 줄 알았다?

그래서 돈만 받으면 되는 SNS

(텔레그램)로 마약 판매했지만

죄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마약은 팔았지만 나는 마약을 안 했다?

...전부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타인의 인생을 어떻게

흑백의 선택으로만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이제라도 달라지고 변화하려는

저자의 단호한 의지와 용기를

응원하고 격려할 뿐이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그런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속에는 고등학생, 가정주부,

취준생 등 길거리에서 쉽게 마주치는

일반 서민들은 물론 막일꾼까지 있었다. _p75

문신을 새기듯 공책에 한 글자씩

기록한 땀과 선한 마음을

오래도록 이어가 주길 바랄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약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마 멈추지 않을 거고,

멈추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든 시간을 겪는 상황 속에서,

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마약에 손을 뻗치게 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적어지기를 바라며

이 글을 썼습니다. _p5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려는

저자의 앞날에 속죄의 행복과

도움의 손길이 닿기를.









이벤트 당첨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 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