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입 흰 귀 백조 소설선 1
유응오 지음 / 백조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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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소설책을 만났습니다.

분명 소설인데 시 같은 감성이 담겨 있고

인생 풍자 같은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총 9편의 이야기 전개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흐름이었는데요

그중에서도 3명의 동자승이 등장하는

<태초부터 자비가 충만했으니>와

이 책의 제목 <검은 입 흰 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독은암' 주지 밑에서

부모 없이 자란 남자아이

천지, 현황, 우주는

성장하면서 타락의 길로 빠집니다.

그 타락이란 것이

주지 스님이 자주 다니던 유흥이었고;;

교회 목사의 딸과 사귀게 된 천지는

수행을 접고 결혼까지 합니다.

현황과 우주가 집들이를 가는데요

그 후 이야기가 더 가관입니다.

천지 부부가 키우던 염소를

끝끝내 잡아먹고 온갖 행패를 부리며

집에 눌러 앉아버려요.

그런데 이 망나니 같은 두 스님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세요?

결말이 너무 충격적이라 기억에 남아요.

물론 스포니까 알려드리진 않을 거지만요 XD

두 번째로, '검은 입'의 남자와

'흰 귀'라는 여자의 이야기도 독특합니다.

보육원 동기인 남자는 말을 못 하고

여자는 듣지 못합니다.

두 남녀가 서로를 첫눈에 알아보고

어디든 함께 하려 하지만

잠깐의 헤어짐 뒤에 만난 그들은

힘든 삶 속에서 범죄의 길로 접어듭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헤어졌다

다시 만나고 또 헤어질 뻔하면서도

서로를 찾고 등을 기대는데

결말이 좀 씁쓸해서 ㅠㅠ 안타깝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죽는 거 아님)

이 책을 보면서

내가 그동안 편견이 있었구나..

이런 환경에서 자란 주인공들은

이 정도의 클리셰를 밟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뻔함(?)을 예측했거든요.

근데 전부 틀렸더라고요.

요즘 지인의 추천으로 광우 스님의

소나무를 보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더 색다르게 느껴졌던

단편집이었습니다.

얇지만 재밌게 봤습니다:)







이벤트 당첨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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