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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잊어야 하는 밤
진현석 지음 / 반석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땅속에서 발견된 30여 개의 드럼통.
그 안에는 끔찍하게 토막 난 사체가 들어있었습니다.
총 11구의 시신은 어느 살인마의 짓이었죠.
경찰은 경악합니다. 이미 범인을 잡은 후였지만 냉동고 안을 가득 채운 인육과
진공 포장 종이가 곳곳에 떨어진 걸로 보아
그동안 이곳에서 무슨 짓이 벌어졌는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기 때문입니다.
스토리는 #take 1, 2, 3 각각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초반에 약간 혼란스럽고 누가 누군지 짐작하지 못했지만
몇 장 넘어가면서 흐름이 잡히더라구요.
1. 늦은 밤 여수.
택시 운전사 '성균'은 피 흘리는 승객을 태우게 됩니다.
그는 처음엔 몰랐습니다. 그냥 몸이 아파서 서울 병원까지만 데려다주면
되려니 했던 것이죠. 그러나 서울을 향해 갈수록 목적지가 불분명하고
뭔가 횡설수설하는 말이 이어집니다. 신고조차도 무시하고 어디론가 자꾸만
방향을 가리키는 행동은 미스터리하면서도 공포스럽기만 합니다. 결국...
나는 보았다. 확실하게....
남자가 시트에 고꾸라질 때 반쯤 눈을 뜬 상태로
창백해진 얼굴로 나를 바라본 채 죽어 있던 모습을..... _38p
2. 잔뜩 취해버린 진수와 태형.
승차 거부를 하며 지나쳐가는 빈차 표시의 택시를 향해 욕하는 남자.
여러 개의 부재중 전화는 전혀 모르는 번호였기에 무시합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3. 심한 악취가 진동하는 골목 안.
임 형사는 강 형사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의문의 신고 전화를 받았다는 내용이었죠.
일단 끊고 나서 더욱 안으로 들어서니 큰 기름통이 놓여있습니다.
'아, 씨..... 뭐야 이거?'
임 형사는 헛구역질을 하며 조심스럽게 통 안을 비춰봅니다.
죽은 동물의 사체 같은, 내장과 썩은 고깃덩어리에 파리까지 우글거리자,
심상치 않음을 느낀 그는 곧바로 국과수에 연락을 합니다.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
뭔가 수상함을 느끼고 조사에 착수한 임 형사.
누구의 기억도 믿을 수 없는 이상한 밤.
서울의 모텔에서 눈을 뜬 택시 운전사 성균은 전날을 떠올리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처음 보는 배낭 그리고 전혀 모르는 사람의 시신...
사건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임 형사를 통해 파헤치며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어디까지가 진짜인지를 헷갈렸어요.ㅎㅎ
마지막에 나오는 <5장, 뒤통수>에서 흩어졌던 퍼즐이 맞춰지며
미스터리가 완성되는 소설입니다. 미스터리 장르의 장인이라면
범인의 정체를 벌써 알아내셨을지도 모르겠지만요.
기묘한 이야기 같은 분위기로 재밌게 봤습니다:)
세상에서 사람이 제일 무서운 것 같아요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