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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딜레마의 모든 것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이용범 지음 / 노마드 / 202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두툼한 두께임에도 실제 실험 사례라던가 다양한 역사 이야기로 흥미로웠는데요,
처음엔 <2부 선과 악의 딜레마> 중에서 '살인자의 딜레마'가
가장 기대되고 궁금했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맨 처음에 나왔던 '도덕적 딜레마'가
일상에서 느끼는 점들이 많아서 제일 재밌었습니다.
내 차선만 막히나? 옆 차선은 저렇게 달리는데! 싶어서 차선을 변경합니다.
그런데 웬일. 새로 옮긴 차선이 이때부터 막히기 시작합니다.
후회막심으로 차선을 다시 변경해보지만 마찬가지.
"머피의 법칙이냐고!"
다음엔 대중교통을 선택해 봅니다.
10분 간격의 버스가 안 와서 '1분만 더 기다려 보다' 하다가 또 '1분만' 이러기를 반복하다
20분이 자나 버립니다. 헐, 차라리 택시를 타는 게 낫겠다 싶어서 택시를 잡습니다.
택시에 오르는 바로 그 순간, 기다리던 버스가 텅 빈 채 두 대나 연이어서 도착합니다;;
ㅡ출근길의 딜레마
상담원과의 통화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죠?
통화 연결까지 기다리기 위해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음악만 이어집니다.
그때부터 차라리 전화를 끊어버릴까? 갈등이 시작됩니다.
짜증 난다고 여기서 끊어버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거든요.
당신이 단번에 전화를 끊지 못하고 망설인 것은 그때까지 들인 시간과
노력이 아깝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매몰비용 오류'라 부른다.
당신이 오지 않는 버스를 10분 더 기다린 것도 추가해서 기다린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_17P
<왜 버스는 세 대씩 몰려다닐까> 저자의 말을 인용한 부분도 재밌었어요.
지체되는 이유와 뒷 차들이 앞 차를 따라잡는 이유와 차선을 바꿨을 때
옆 차로가 덜 막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가 나오거든요 ㅎㅎ
폭탄을 설치한 테러범에게 고문을 하는가에 대한 딜레마도 흥미로웠습니다.
수많은 생명이 달려있는 문제입니다. 경찰은 당연히 어떻게든 폭탄의 위치를
자백 받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할 것입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어떠한 경우에도 고문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고문 보다 살인이 더 큰 타격인데도 말이죠.
ㅡ 수사반장의 딜레마
만일 이타 주의를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면,
과연 우리 사회에서 순수한 이타 주의가 존재할 수 있을까?
ㅡ 2부 선과 악의 딜레마 중 _213P
<3부 남자와 여자의 딜레마>는 누구든지 관심 있게 볼 수 있는 내용이었어요.
'질투의 진화'를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를 통해 성적 질투심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왜곡된 질투심으로 인한 외도, 폭력, 학대, 배우자의 성적 배신 등
번식의 측면으로 '조상의 질투심'까지 올라갑니다.
남성의 성적 환상은 상대의 육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능하지만
여성의 성적 환상은 상대의 정서적 교감과 따뜻하고 친근한 감정을 중시한다고 합니다.
남성이 낯선 여성에게도 관심을 보이는 것이나,
여성들이 배우자에게 감정적 헌신과 친밀한 관심을 원하는 이유입니다.
살해의 위협을 느낀 여성이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을 때
주변 건물에 불이 켜지고 여러 사람들이 경고를 날리지만 그뿐.
아무도 신고를 하지 않는 사이에 살해범은 여성을 다시 따라와
칼로 찌릅니다;; 다시 들리는 여성의 비명 소리에 사람들은 또 다시
불을 켜고 내다보죠. 살해범은 다시 몸을 숨깁니다.
그러나 주변의 관심이 사라지자 다시 따라와 끝내 여성을 난도질합니다 ㅠ
이렇게 다수의 목격자와 1인의 목격자의 심리를
실제 사례를 통해 분석해보는 내용도 흥미진진했습니다.
위험이 닥쳤을 때 다수를 향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보다
단 한 사람의 눈을 보고 직접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며, 3분 이내에 한 사람이 나서면 군중은 참여를 하지만
3분이 넘어가면 오히려 범인에게 압도 당한다는 사실도 충격이었습니다.
삼국지 조조의 '매실' 이야기라던가 실제 범죄 사건,
이제까지 잘 몰랐던 심리 실험들도 나와서 재밌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