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태양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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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이 청소년이 아닌, 성인이었다면

거친 남성들의 세계를 보는 듯한 분위기의 소설이었습니다.

그만큼 사실적인 묘사가 많았아서 실제 이야기 같기도 했습니다.

예쁜 단어나 수려하게 꾸며진 표현들은 거의 없음.


주인공(나=동찬)는 해안에서 벌어진 위령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함께 희생당한 선원들의 넋을 달래는 중이었지요.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희생당한 선원의 가족들은 동찬의 어머니에게

앞으로 생계를 어떻게 꾸려나갈지 책임을 추궁하기 시작합니다.


동찬의 어머니는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곱게 자란 터라

그들의 살벌한 눈빛을 감당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입술을 꽉 깨물며 견디는 중입니다.

동찬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좋아했기에 많이 힘들고 괴로워합니다.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낯선 한 남자.


그는 살인죄로 감옥에 갇혀 있다 출소한 강태호입니다.

웃음을 잃은 어머니가, 동찬에게도 미소를 보이지 않던 그 어머니가

강태호와 무슨 관계였는지 동찬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점점 자주 찾아오던 강태호는 일대를 주름잡는 조직 보스였고

세력 확장을 위해 일본 야쿠자로 보이는 남자들도 자주 보입니다.

동찬의 어머니는 놀랍게도 그와 재혼을 합니다.


 

어머니의 관심을 받고자 방황하던,

고등학교 2학년 동찬은 우연히 찾아간 절벽에서

동갑인 서윤주라는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한 여학생이 바위 가장자리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잠시 머뭇거리고 있을 때 여학생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다가와 갑자기 내 얼굴을 만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여학생의 차가운 손이 아미와 뺨과 입술을 어루만질 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 _76p


어머니에게서 받지 못한 위안을 받으며 가까워집니다.

신비한 분위기에 예뻤던 윤주는 자신을 글을 동찬에게 보여주기도 하죠.

동찬은 윤주를 좋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르는 것ㅠ

윤주가 갑자기 사라지고 맙니다. 동찬은 자신의 친구와 함께 찾아다녀요.

병원에서 또 더 큰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그녀. (스포니까 생략하겠습니다ㅎ)



 

조직의 보스 강태호와 동찬의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를 둘러싼 과거와

동찬과 윤주, 다양한 사연을 가진 친구들이 함께하기 때문에

청춘 드라마 같은 느낌도 들지만 한편으로 폭력 조직과 복수,

감춰진 음모의 전말을 밝혀내는 거친 영화와 같은 분위기도 느껴졌습니다.

(윤주가 동찬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단편도 재밌었어요)



 

8월의 뜨거운 태양처럼

비밀로 감춰왔던 동찬의 아버지에 관한 사연이

윤주의 실종으로 어두워진 동찬의 가슴에 또 다른 태양으로 뜰지,

차가운 얼음으로 부서질지는, 다른 독자님을 위해 남겨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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