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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 명화로 읽는 인체의 서사 ㅣ 미술관에 간 지식인
이재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1년 7월
평점 :
정말 좋아하는 <미술관에 간 지식인 시리즈> 7번째 책이 나왔네요~
화학자, 의학자, 수학자, 화학자, 물리학자, 지식인까지 모두 소장각이죠!ㅎ
해부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명화는 또 어떤 스토리가 숨어있을까요?
흥미진진하거나 뜻밖이었던 몇 가지를 소개해 봅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리타의 성모>라는 작품입니다.
항상 아기 예수와 성모의 구도랄까... 비율이 어색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드디어 이유를 알게 되었네요 ㅎㅎ
어색한 가슴의 위치와 아기답지 않은 날카로운 눈빛은
혹여나 불경한 생각을 떠올린 이들에게 다빈치가 보내는 경고라고 합니다.
단순히 그 시절의 그림풍인가?라고 생각했는데 큰 오해였습니다.
<화가는 해부학에 무지해서는 안 된다>
시체안치소에서 30여 구의 시체를 해부한 다 빈치는
엄청난 악취 속에서도 1800여 점의 해부학 그림을 완성했지만
아쉽게도 인체 해부를 금지하는 교회법에 어긋났습니다.
함께 일했던 토레가 흑사병으로 젊은 나이에 죽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다빈치는 우측 반신마비였다고 해요.
그의 나이 예순 살.
책으로 만들 힘을 잃어버린 그의 자료들은 흩어졌고
해부학의 발전은 그만큼 미뤄졌다고 합니다.
<메모광이었던 다빈치, 방대한 기록을 남기다>
심장의 해부학적 구조를 처음 밝혀낸 인물 또한 다빈치였다고 합니다.
다빈치 이야기만 너무 많이 했나요?
넘 흥미진진해서 다 읽은 후에도 인상 깊게 남아서 그렇습니다.ㅎㅎ
발치 고문에도 신앙심을 지켰던 아폴로니아.
그녀는 249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순교했는데요,
이교도들에게 집게로 생니를 뽑히는 고문을 당했습니다.
그림을 보니 넘 끔찍하고 무서웠어요 ㅠ
이 시대엔 '발치사'라는 치과 의사(?)가 활동을 했는데
치통 환자들은 대부분 결박되거나 붙잡힌 채로 이를 뽑혔데요.ㄷㄷ
극한의 고통은 물론 과도한 출혈로 죽은 사람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음에 감사했어요 ㅋㅋ)

<메두사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은 카라바조>
메두사의 두 얼굴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었어요.
고통을 내려놓은 듯 편안한 표정 vs 칼에 베일 때 느낀 고통의 표정
예술가들이 기록한 메두사는 매우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더불어 간문맥과 관련한 우리 몸속의 메두사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기괴한 표현과 기묘한 상징이 담긴 보스의 작품>
정말 충격적이었던 시술 장면;;;
당시 의학 교육을 담당했던 '수도원'에서는 그림만큼이나 기괴한 시술이 행해졌다고 합니다.
중세 시대엔 머릿속에 어리석은 돌 '우석'이 있다고 굳게 믿었나 봐요.ㄷㄷ
그림에는 고깔모자를 쓴 의사는 돌팔이처럼 보이는데 그 우석을 빼내고 있어요.
그 외 사제들로 보이지만, 저자는 의학을 정통으로 배운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이어서 '뇌머리뼈의 구조'에 대해 설명합니다.
<마무리>
다양한 그림과 함께 명화와 실제 인체 구조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보기도 하고 다양한 장기를 탐험(?) 하기도 합니다.
가장 좋았던 건, 명화에 담긴 작가의 손길이
어떤 의미를 담아냈는지 찾아보았다는 점입니다.
역사와 시대까지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