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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 - 일본군 강제징용자
김용필 지음 / 자연과인문 / 2021년 6월
평점 :
전쟁범죄, 전쟁 범죄자의 줄임말인 '전범'
그들에 관한 역사 소설입니다.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시점이 긴장감 있게 흘러갑니다.
"우린 부역자일 뿐입니다."
전범 재판소는 이들 군속들을 모두 포로 학대 전범으로 몰았다.
재판관은 바탄 대행진에서 5만 명의 포로를 처형한 것에 책임을 물어
4,000여 명의 조선이 군속들을 C급 전범으로 벌을 내렸다.
"행위 결과는 나쁘지만 전범은 아니니 선처를 바랍니다." _31p
일제 치하 36년 동안 무려 1천만 명의 강제징용으로
현역군, 학도병, 군속, 광산 노동자, 군수품 제조공장, 위안부가 되었으며,
600만 명이나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행방을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500명은 전범으로 처벌을 받게 되었는데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일본군의 명을 받아 포로를 학대하고 죽였다며 변명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독립운동을 위해 친일파로 위장했던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마음이 아팠습니다.
일본군은 굶주림에 도태하는 포로들을 착검한 장도로 찔러 죽였다.
당시 필리핀 주둔 14군사령관은 혼마 마사하루 중장이었다.
그러나 총사령관은 모르는 일이었다. 모두 사또 마사노부 대령의 행위였다.
필리핀 포로수용소장인 한국인 출신 무토 아키라(홍사익) 중장도 그 사실을 몰랐다. _57p
전쟁의 가혹한 폭행은 학살과 공포 속에서 죽은 자와 산 자의 명암은 달랐다.
죽은 자는 말이 없었지만, 산자는 할 말이 많았다.
친일파들이 애국자로 둔갑하여 날뛰는 바람에
죽은 자나 산자나 살아서 돌아온 자들 가족의 고통은 더해갔다. _45p
가장 화가 났던 것은 '야스쿠니 신사'에 무려 2천여 명의 조선 사람들이
일본군 전쟁영웅으로 안치되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들은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고, 유가족들도 찾고자 하나 찾을 수 없는 곳에서
원수이자 절대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일본인들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
한편 시대적으로도 많은 부분이 쉽게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요,
매국노, 친일파의 후손 등 위안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정착하기 어려웠던
이유였기도 했답니다. 어디서든 받아줄 곳이 없으니 다시 일본으로 향하기도 했구요.
할머니의 비망록엔 더 많은 일본 남방군이 저지른 학살사건이 있었다. _57p
남편이 끌려간 후 아내 혼자 집을 지키다가 정신대로 끌려갔던 사연에서
다시 돌아온 아내를 거부했던 남편의 모습은 이러한 면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남편은 이미 새 아내를 얻은 후였죠.ㅠ
일본에도 2만여 명의 위안부들이 돌아왔으나
대부분 갈 곳이 없어서 술집으로 전전하는 실태였다. _82p
전쟁 중 조선의 독립군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전범이 되고
친일파가 되고 매국노라 불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조금 더 알게 되었어요.
일본인으로서 양심적인 사죄와 사과를 하는 사람들도 등장합니다.
'전범'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더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역사 소설이지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입니다.




도서협찬으로 읽었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