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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고나가야 마사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박경수 외 감수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4월
평점 :
쟁쟁한 영웅들이 사실은 '병든 뇌'를 가지고 있었다니!
생각지도 못했던 뇌질환의 나비효과가 흥미진진했습니다.
잔다르크와 도스토옙스키의 뇌는 무슨 병에 걸렸던 것일까요.
정답은 측두엽 간질, 측두엽 뇌전증이라고 합니다.
증상 중에 환각과 환청이 있는데
신앙심에 따라 신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는데요,
성스러움을 듣기도 했던 잔다르크는 이단으로 몰려 사형을 당하는 과정에서
'13살에 신의 목소리'를 듣고 이후 '빛'을 보았으며 또다시 '목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합니다.
"프랑스를 구하라. 오를레앙으로 가라" 대천사 가브리엘을 목격했다고도 하죠.
그럼에도 죄목은 엉뚱하게, 당시 여성에게 금기였던 바지를 입었다는 것과
짧게 자른 머리칼 등이었다고 합니다. ....why? 어째서 일까요?
저자는 위의 상황을 '신비 체험'이라고 표현하는데, 다음에 등장하는
도스토옙스키는 이러한 신비 체험을 자신의 작품에 녹여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는 두 가지 기억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고 해요.
빈민가에서 처절하게 살았던 때와 극적으로 처형 직전 살아났던 때.
저자의 생각으로는 '신비 체험'보다는 '황홀 발작'을 통해
의학적으로 희귀한 체험을 통하여, 신의 존재를 믿게 되었다는 의견을 제시합니다.
(황홀 발작이 뭔지 몰라서 찾아봤는데 없네요;;)
도스토옙스키는 <백치>라는 작품에서 미쉬낀 공작의 발작을 묘사할 때
자신의 체험을 넣었다고 합니다. 문장이 그대로 실려 있어서 재밌었어요.
이후 20세기 후반, 61세의 여성의 사례가 나왔는데 뭔가 비슷합니다 ㅎㅎ
'신을 봤다'고 하고 '천국에 다녀온 기분'이라며
"벅찬 환희로 가슴이 터질 듯 감사한 마음이 샘솟고 눈물이 난다."
담당 의사는 그녀의 뇌를 검사했고 '뇌전증뇌파'라는 소견을 냅니다.
저자는 이점을 주목하며, 잔다르크와 도스토옙스키가 뇌 질환에 걸려
'신비 체험'과 '황홀 체험'을 하지 않았다면
과연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세계 문학사의 수준을 높일 수 있었는지
의문을 던집니다. 현재는 약이 있어서 정신병자로만 취급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ㅋ
그 외에도 '거인증'을 앓았던 막시미누스의 뇌의 질병과
'클레오 파트라'가 맹독성 코브라를 이용해 자살했던 이유
힌덴부르크 대통령이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면 '히틀러'는?
고무 타는 냄새를 맡으며 괴로워했던 조지 거슈윈의 뇌 질환
석방 직 후 알 카포네가 '12살의 지능'을 보인 이유
'운디네의 저주' 수면 무호흡 증후군에 걸린 이야기도 흥미로웠어요.
마릴린 먼로의 롤모델 섹시 여배우 '리타 헤이워드'의 사연은 안타까웠습니다.
그녀는 엄청난 인기에도 불구하고 알콜 중독증과 이상 행동을 보입니다.
촬영 중 자주 대사를 잊기도 하고, 집에 초대한 지인을 기억하지 못했어요.
68세로 세상을 떠나자, 레이건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그녀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그리고 1994년 자신도 이와 같은 병을 앓고 있음을
과감하게 공개했다고 해요.
현재도 정확한 원인 규명이 어려운 알츠하이머병은 바로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서는 예방법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완벽한 치료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ㅠㅠ
끝으로 유명한 페라리 자동차, 그중에서도 '디노 페라리'에 얽힌 인물의
'위험한 뇌' 이야기까지 재미있게 봤습니다.
질병도 하나의 운명이었을까요?
'세계사를 바꾼' 다음 시리즈도 기대됩니다.




도서협찬으로 읽었으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