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내내 충격적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 '레벤스보른 프로젝트'가 지운 나의 뿌리를 찾아서
잉그리드 폰 울하펜.팀 테이트 지음, 강경이 옮김 / 휴머니스트 / 2021년 4월

한 독일 여성이 자신의 뿌리를 찾고자 떠나는 여정이 들어있다.

그녀의 한 평생이 담긴 회고록이자 역사였다.

어린 시절 그녀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떨어져 지내야만 했다.

아무리 간절하게 편지를 써도 냉랭했던 어머니는 끝내 그녀를 데려가지 않았다.

패전국 독일은 폐허와 수치, 굶주림의 나라가 되었고,

새로운 통치자이자 연합국의 지도자들은 (미국, 영국, 소련)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

결국 각자의 방식대로 나눠 통치를 시작하고

독일인들은 하나둘 살기 좋은 곳으로 탈출을 감행했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의 희생으로 친엄마와 엄마의 친 아들을 만나

영국으로 넘어간 저자는 이후 출생증명서를 보며 놀라게 된다.

발행기관은 강제로 끌려온 사람들에게 발급해주는 연방정부 등기소였고

낯선 이름 '에리카 마트코'가 찍혀있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서 진짜 이름과 부모를 찾기로 마음을 먹지만

독일 정부를 비롯한 많은 곳이 비협조적이었다. 나중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고 도움을 받아 모든 진실을 알게 되며 끝이 난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레벤스보른 프로젝트'였다.

이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레벤스보른의 아이' '히틀러의 아이'들.

순수 아리아인 혈통으로 히틀러의 천 년 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독일인 아이 중 기형이거나 기준에 맞지 않는 수만 명을 거침없이 학살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좋은 피'의 유전을 가진 아이들을 대량으로 납치한다.

(친위대 집안으로 강제 입양시킨 것)

갓난 아이가 히틀러의 제단 앞에서 친위대에게 명명식을 받는 사진에 경악했다.

인종 검사는 주변 국을 통해 광범위하게 이뤄지며

심지어 친위대 선발에서도 철저하게 등급이 메겨졌다.

'하인리히 힘러'의 끔찍한 지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같은 독일인조차 수긍하기 힘든 수많은 명령이 전달된다.

이 명령은 자유로운 성관계를 승인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상 요구했다. 인종적으로 순수한 남녀는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성관계를 갖고 아이를 낳을 것을 명령받았다.

민족의 '좋은 혈통'을 지킬 수 있도록 말이다. _116p

힘러는 죽음을 숭배하고 찬미하는 종말론적 비전을 갖고 있었다.

친위대의 검은 제복과 해골 문양에서도 드러났다.

한데, 그 반대의 일을 자랑스럽게 저지르고 있었다.

저자의 표현대로 '하나의 씨족'을 만들고자, 수많은 출산 시설을 만든

'레벤스보른 프로젝트'의 성공을 확신하며.

그들이 아동 병동이라 부르는 곳이 있었다.

무해한 장소처럼 들리지만 그렇지 않았다.

헤벤스보른에서 태어난 아기 중 발달지체나 질병,

정신적 장애가 있는 아기들은 T4작전의 일환으로

이 아동 병동에서 살해되었다. _147p

당연한 이야기지만 전쟁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히틀러가 남긴 엄청난 죗값을 고스란히 받아야만했던 독일 여성들의

이야기도 안타까웠다. 독일 혈통이 아니라는 이유로 살해당하고

여성과 아이들만 남아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처절한 이야기가 더 길었지만 말이다ㅠ

책은 300페이지가 넘지 않지만, 이 안에 든 실화는 엄청났다.

리뷰는 극히 일부분이니 직접 읽어보기를 권한다. 강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