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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자들 ㅣ 걷는사람 소설집 4
임성용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평점 :
7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단편집입니다.
맨 처음에 나온 <그게 무엇이든>은 충격적이고 무서운 살인자 이야기였어요. (스포x)
그리고 또 재밌게 본 건 <지하 생활자> 와 <아내가 죽었다>
<공원 조 씨>입니다.
공원 조씨는 책을 파는 남자인데요, 이름이 조물주라죠 ㅎㅎ
평범하게 장씨라는 남자와 장기를 두는듯싶더니 sf(?)로 급변합니다.
웃기기도 하고 은근 몰입하게 만들었어요.
조씨와 장씨의 대화가 이어지며 밝혀지는 진실은...
이번 연구는 실패했어. 너도 그만 인정해.
인간은 달라지지 않아. 더 이상 신화도 종교도 그들에게 통하지 않아.
오히려 자기 식대로 이용만 해 먹고 있잖아.
먹고 싸고 차지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어. 실패한 생물이야.
이대로라면 지구는 백 년도 버티지 못해.
솔직히, 이 행성에서 가장 해로운 생명체가 인간이야. _76p
지하 생활자는 조금 씁쓸하면서도 슬픈 이야기였습니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가 일부러 경보기를 울려서 스프링클러를
작동하는 탓에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주인공 박 기사.
그는 오늘도 투덜거리며 올라가 정리를 합니다.
미안해하는 할머니에게 거실 스프링클러를 차라리 잠그자고 설득을 하죠.
그리고 사건은 벌어집니다. 화재가....!
아내가 죽었다는 한 가정의 우울한 단면을 보여주었어요.
환영받지 못했던 아내의 직업과 그러한 며느리를 구박하던 어머니
사이에 있던 남편은 결국 이혼을 결심합니다.
딸은 아내가 키우기로 하지만 친권은 남편에게 주는 조건으로요.
그런데, 뜻밖에도 아내는 차 사고로 사망합니다.
수면제가 떨어져 있기는 했지만.... 그리고 국밥.
마지막으로 남긴 그녀의 말을 전하는 딸의 말....
인간의 심리를 묘하게 드러내는 이야기에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덮으며 아련하게 떠오르는 말.
"밥 먹자."
"그래, 국밥먹자."
'먹어 둬, 골병든 데는 내장이 좋아.'
"식었다. 어서 먹어."
"아빠, 국밥 먹으러 가."
<아내가 죽었다>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다시 보니 먹먹하네요ㅠ
<기록자들>, <원주민 초록>, <맹순이 바당>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어서
재밌게 봤어요. 마지막에 나오는 해설까지 꼭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