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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열전 - 지금 우리 시대의 진짜 간신은 누구인가?
이한우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2월
평점 :
충신의 이야기만으로도 넘치는데 왜 하필 간신, 그것도 열전일까.
<삼국지>를 읽고 뛰어난 간신 '조조'에게 흥미를 느껴
<조조전>을 찾았던 것처럼,
단순히 호기심 때문에 읽었는데 넘 재밌었다.
간신을 일곱 가지로 나눈 구성도 흥미롭다.
나라를 무너뜨린 찬신
황음에 빠진 임금을 시해한 역신
임금을 무시하고 권력을 휘두른 권간
임금의 눈과 귀를 멀게 하는 영신
총애를 믿고 동료를 해치는 참신
아첨으로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유신
자리만 지키며 녹봉이나 축내는 구신
우리 나라와 중국 역사에 나오는 간신들이 나오는데
제갈량의 '간신 식별법'부터 공자의 말, <주역> <시경> <논어>
<한서> <목민심서> 등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했다.
가장 충격적이자 파격적이었던 간신은 '강윤충'이었다.
고려 최악의 군주 충혜왕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던 터라 이름마저 낯설은 인물이었다.
충숙왕의 총애를 받아 노비를 면한 데다 수완이 좋았다고 한다.
여인들이 먼저 유혹할 정도로 외모마저 뛰어난 강윤충은
충혜왕에게 여인을 은밀하게 바치며, 막강한 권력을 잡아나간다.
(난을 진압하며 1등 공신이 된다)
재상이 된 그는 대비 격인 충숙왕의 어머니와 간통을 하고,
본부인이 있음에도 죽은 재상의 부인 장씨와 잠자리를 한다.
놀라운 점은 장씨가 먼저 강윤충을 유혹(?) 했단 점이다.
(마성의 남자도 아니고 여하튼 엄청난 미남이었나 봄)
자, 여기서 강윤충이 간신열전에 오른 인물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그는 장씨에게 붙어 재산만 호로록 빼먹고 그녀를 버린다.
이후에도 간통의 이유가 사랑이 아닌 재산이었다. (이게 무슨;;)
충정왕을 거쳐 공민왕까지 모시며 1품의 자리에 올랐으나 역모로 죽는다.
역모라 함은 멸족까지도 당하는 것일 터. 그의 후손은 씨가 마를듯했으나
그의 형 강윤성의 딸이 이성계의 두 번째 부인이 되기에 이른다.
방번, 방석을 낳은 신덕왕후 강씨라는 사실!
이처럼 놀라운 간신의 이야기가 연달아 나온다.
간신을 바라보던 백성들의 시선과 <고려사>에 언급된 악행이 상반되기도 하고,
그들에게 휘둘렸던 왕의 사정과 시대에 따라 우리가 알 던 것과 다른 정보도 있다.
조선 시대엔 같은 뜻으로 사용했지만
고려 시대의 환관과 내시는 전혀 달랐다고 한다.
ㅡ 내시는 신진 엘리트 중에서 왕의 측근인 보좌관을 맡았고,
ㅡ 환관은 서민과 천예(賤隸: 천한 종)의 후손 출신으로,
어려서 개에 물린 자는 모두(?) 환관이 되었다고 한다;;;
거세라는 형벌이 전혀 쓰이지 않았다는 점도 놀랍지만
개에게 물린 아이들이 그렇게 많았나? 궁금하기도 했다.
진지하게 과거의 간신을 보며, 현재의 간신을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역사로만 봐도 새로운 이야기가 많아서 기대이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