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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전2권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ㅣ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평점 :
이제까지 '한국문학'에 대한 의식이나 아무 생각 없이
표지에 끌리거나 제목에 호기심을 느낀 소설들을 읽어왔습니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느낀 생각이,
나는 어디까지 한국 작가 소설을 알고 있을까 였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뽑은 시대의 대표작가와 작품들이 궁금했어요.
남성작가와 여성작가를 나누었다는 점부터 호기심을 불러왔습니다.
여성작가는 1960년대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를 시작으로 10명이 실려있었어요.
박경리 / 전혜린 / 박완서 / 오정희 / 강석경 / 공지영 / 은희경 / 신경숙 / 황정은
박경리 작가의 <토지>가 아닌 <김약국의 딸들>이 나와서 아쉬웠는데
1960년대로 나와있어서 이해가 갔습니다. 작품에 녹아있는 작가의 생각과
세계관 그리고 저자가 생각하는 '주인공이 없는 이상한 소설'이라는 주제.
마지막엔 작가가 아껴둔 용빈의 이야기까지 나와서 재밌게 봤어요.
김약국이 딸들이라는 작품을 읽기 전이라 망설이기도 했는데요,
오히려 호기심이 들어서 곧 읽을 <토지>에 이어 읽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여성 작가 편에서는 1990년대 공지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만
유일하게 읽은 작품이라 다른 작품에 대한 강의를 여유롭게 공감하고
저자의 생각을 깊이 있게 공유하지는 못했지만
각각의 작품에 그려진 시대 상황과 특히 러시아와의 비교가 흥미로웠습니다.
남성작가 편에서는 1960년대 최인훈 <광장>에 이어
이병주 / 김승옥 / 황석영 / 이청준 / 조세희 / 이문구
/ 김원일 / 이문열 / 이인성 / 이승우 / 김훈까지 총 12명입니다.
끝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김훈 <칼의 노래>가 들어있어서 넘 반가웠어요ㅎㅎ
작가가 '작품의 주인공 이순신'에게 자신의 허무주의의 세계관을 입혀
자신만의 독특하고 간결한 문체를 더해 '내면성'을 창조했다는 점에서
칼의 노래의 또 다른 여운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개별성'을 대사에 넣었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했는데
강의에서 짚어보며 새로 알게 되는 사실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그 외 다른 분들의 작품도 차례대로 읽어볼 기회를 가져봐야겠습니다.
한국소설이라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다가
강의를 듣고 나니 보고 싶은 소설이 생겼어요.
작가의 고집스러운 면이 좋은 방향으로 드러나는 소설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문구 <관촌수필>에서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도 지켜온 고집'이라는 주제가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평론가들이 말하는 시대적 착오라는 평에도, 건질 것은 '문체'밖에 없다는 혹평에도
"소설이란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는 설명이 한몫했어요.
저자의 강의가 완전한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작품과 작가를 바라보는 세계문학의 견해를 볼 수 있어서 새로웠습니다.
남성작가 편이 먼저 나왔고, 이후 반응을 보며 여성작가 책을 낼 생각이었다는데
전 세트처럼 함께 나와서 관심을 가진 경우라, 어떤 책이 더 좋냐고 질문 받으면
두 권을 함께 권하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