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청궁일기
박영규 지음 / 교유서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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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으로 명성왕후의 일대기를 쓰고자 했던 박영규 작가는 (자료를 찾던 중)

일본의 지인에게서 필사본 한 권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목 없는 그 책에는 놀랍게도 명성왕후의 일기가 들어있었다고 해요.


진짜 민씨의 일기라면 국보급 사료가 될 만큼 엄청난 일이었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소설' 속에서만 녹여내기로 했다고 합니다.

일단 필사본이라는 점과 용어들 중에 명성왕후가 생존 당시 사용하지 않은

단어가 들어있는 등 필사한 사람의 신원까지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는데요.


하지만 실제 명성왕후가 아니면 알 수 없었던 내용이 분명히 존재했다는 것.

그 어떤 기록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던 개인적인 심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단언할 수는 없었기에

(일인칭으로) 스스로를 편견의 눈으로 풀어내도록 집필했다고 해요.

터무니 없는 내용은 빼고 소설 속에 최대한 자료를 넣었다고 합니다.

(가상의 인물도 섞여있으니 진지한 역사책으로 착각하기 없기)


 


소설의 시작은 '건청궁'의 무너진 지하 비밀 통로가 일본인에게 알려지면서입니다.

또한 그 안에 있던 두 여인의 시신이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죠.

한 여인은 화려한 궁중복을 입은 것에 비해, 다른 한 여인은 평범했지만

품 안에 책을 한 권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목이 없던 그 책에는 명성황후의 일기가 쓰여있었습니다.



국모 시해의 현장에서 죽은 여인이 민씨가 맞는가에 대한 일본인의 조사와

급박했던 명성왕후의 입장이 교차된 흐름이 흥미롭게 흘러갔습니다.


그녀가 믿고자 했던 사람들 중에 무당이 있었는데

만남에서부터 총애하게 된 왕비의 시선으로 보게 되어 재밌었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의지와 힘을 주었던 사람으로 그려짐)


밤만 되면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기지를 발휘해서

외국 귀빈들을 방패 막이로 연회에 불러들이게 되었건만

(왕도 불안함에 불면증에 시달렸지만 연회에 참석하면서 잠을 자게 되었다고 함)

백성들에게는 그저 사치와 향락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던 이야기들은

먹먹하면서도 씁쓸하고 화도 났습니다.



대원군의 만행(?)도 나왔지만 그보다는 명성왕후의 어릴 적 소녀의 심정을 지나

입궁하며 꿈꾸었던 행복 그리고 사랑받지 못하고 잉태하지 못해 불안했던 입장과

조선의 우울만 개구리 같았던 시야가 넓어지며, 많은 부분에서 왕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인재를 찾고자 했던 급박한 심정이 많았습니다.

(민씨 형제, 집안 문제는 그다지 다뤄지지는 않았어요)


소설을 통해 명성왕후를 일인칭 시점으로 바라보니,

실제로 그녀는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으며,

(어느 부분에서는) 정말 이런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을만큼

이해되는 부분도 있어서 색다른 기분도 들었어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도서협찬 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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