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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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핀'의 가족 (+강아지)과 삼촌 가족은 한 겨울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한 명 더 추가.

핀의 절친 '모'가 합류합니다. 모의 엄마는 과잉적으로 딸을 보호하며 키웠기 때문에

이번을 기회로 모는 처음으로 친구와 여행을 떠나는 기회를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단란하고 행복한 여행을 꿈꾸는 일행은 느긋하게 달려가다가

눈길에서 잘 생긴 소년 '카일'이 곤란해하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차가 고장남)

소년까지 합승한 후,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해 차량이 추락하고 맙니다.


한겨울 매서운 추위 속에서 그대로 노출된 사람들은

구조를 요청하자는 팀과 그대로 아침까지 기다리자는 팀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뜻밖에도 주인공 소녀 '핀'의 시신이 발견되고,

모두 패닉 상태로 접어듭니다.

심각한 눈보라를 뚫고 구조요청 팀이 떠난 후 남은 사람들은

저절로 손발이 덜덜 떨리는 추위와 사투를 벌입니다.


설상가상 핀의 아버지는 심각한 상처로 의식까지 잃고

어머니는 어떻게든 이 밤을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앞장서서

맨손으로 바람을 막고 이것저것 준비를 합니다.

비교적 덜 다친 사람은 도와주기도 하고, 가만히 방관하기도 합니다.


모는 절친이었던 핀의 죽음으로 슬퍼하면서도

핀의 어머니가 다음날 카일과 구조요청을 하러 떠난 후

부상이 심한 아버지를 보살 핍니다.



여기서 주인공 핀은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놀랍게도 소녀는 이 모든 것을 영혼인 상태로 지켜봅니다.

사고 당일 늦은 시간 구조요청을 떠난 사람들의 처참한 상황과

자신의 어린 남동생이 (정신 장애가 있음) 죽음으로 몰리는 과정까지 전부요.




스포가 될까 봐 더는 스토리를 말하지 않겠지만

두 가족이 사고에서 구조가 되기까지는 절반 분량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사고 후유증에서 느끼는 자책감, 자괴감, 후회와 슬픔이 차지합니다.

물론 결말은 극복해가는 과정도 그려지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한순간에 벌어진 끔찍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양심과 이성 사이에서 판단조차 하지 못하는 패닉 상태로 빠지는

과정이 너무나도 평범하게 흐른다는 것입니다.

사고 후 각자가 기억하고 있던 장면과 상황도 달라서 놀라웠습니다.



모의 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궁금해진다.

우리의 인간성이 양심보다는 상황에 의해 결정되는지,

그리고 만일 우리 중 누구라도 궁지에 몰리면 변하게 될지 말이다.


나는 그날 목격했다.

모두 자신들이 믿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_355p



한마디로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했던 사람이

극한의 상황에 처하자 정말 돌변했다고 해야 할까요.

살아남기 위한 본능 앞에서는 누구라도 본 모습을 보이겠지요 ㅠㅠ


읽는 내내, 과연 나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하는

의문으로 내 양심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로 방콕하는 시간이 늘었는데요,

추천하고 싶을 만큼 인상 깊고 재밌었습니다.




 

 

 

 

 

 

 

 

 

 

 

#도서협찬 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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