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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지수신 - 하
류정식 지음 / 물병자리H / 2020년 7월
평점 :
백제의 마지막까지 충의를 다했던 무장 '지수신'이 주인공입니다.
계백에 대해선 황산벌 전투로 잘 알려져 있지만 지수신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삼천 궁녀로 유명했던 의자왕에 대한 올바른 해석이, 세월이 한참 지난
승자의 기록에서 퇴폐적인 왕으로 기록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곳곳에 드러나있는데요, 김유신 장군의 모습도 백제의 입장에서 쓰이다 보니
이제까지 보던 것과는 다른 시각들이 흥미로웠습니다.
나. 당 연합군 5만 명에 맞서 백제의 왕을 지키고자 했던 신하와 백성들의
이야기가 처절할 만큼 배신과 음모로 점철되어 읽는 내내 먹먹했습니다.
신라의 간계에 빠진 충직했던 무장도 있고, 권력 다툼으로 충신을 죽이는 놈도 있고,
승려의 신분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장에 나왔으나 씁쓸하게 죽은 이도 있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 양다리 걸치는 자도 있지만
가장 화가 났던 건, 무능하고도 지조 없는 왕이었습니다. (의자왕의 아들 중에요)
화랑 반굴과 관창의 죽음도 나오고 천관녀의 이후 이야기도 그려지고
전장의 긴박한 분위기와 참혹함도 긴장감 있게 그려집니다.
그리고 지수신을 사랑한 여인 '율'
그녀의 신분은 공주입니다. 지수신과 함께 검술을 배우고
뛰어난 솜씨로 적장의 목을 베는 배짱도 대단한 여인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상의 인물이라는 사실.
소설에서 그녀는 마치 역사 속에 지수신과 함께 정을 나누고
의리를 품었던 실제 인물처럼 그려져서 더 재미있었어요!
아름다운 검술 실력에 반한 사내들이 한둘이 아닌데 (당나라까지)
오로지 지수신만을 바라봅니다. ㅠㅠ
결말은 백제와 운명을 함께하는 것으로 끝나는데요,
누가 살고 누가 죽었는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저자가 우려한 만큼 역사의 진실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유약한 백제의 마지막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강건하게 바꿀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주말 도서로 추천해요:)
-전쟁 장면이 크게 잔인하지 않아서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