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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 수용소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0년 7월
평점 :
영화 <쏘우>를 연상시키기도 했던 소설로, 경각심이 바짝 들게 한 소설입니다.
익명이라는 이유로 아무렇게나 쓰고 싶은 대로 또는 카더라,라는 추측성 소문으로
쉽게 써 내려갔단 댓글들에 대한<< 징벌이 가차 없이 벌어지는 곳.
악플러 수용소에 대한 내용입니다.
"댁의 따님이 이곳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남편이 이곳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자신이 저지른 책임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된다는 점이었어요. 우습게도 다른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사람들이
앞으로 착하게 살겠다고 반성의 기회를 달라며 억울하다는 하소연을 할 때는,
동정심도 들었다죠;;; (날 배신한 구제불능 수감자들. 아오!
피해자는 피눈물을 흘렸을 텐데도, 어째서 가해자의 인권은 이리도 잘 지키려
하는 건지... 실제 뉴스를 봐도 이해가 안 가는 판결이 참 많았는데
이 책에서도 잡혀온 사람들은 진심으로 깊이 반성을 하지 않아요.
한마디로 재수 없었다? 정도.
"정부는 오늘 2024년 1월 1일 12시를 기점으로
인터넷 악플러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성폭행범이든 살인범이든 피해자랑 똑같이 처벌을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수없이 생각했었는데 실제 이러한 수용소가 생긴다면?이라고 생각하니
무섭더라고요.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말을 안 들으면 어디론가 끌려가거나
사라져 버리는 걸 보면, 이곳도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데 나쁜 짓 한 사람도 어차피 정상이 아니니... 이건 뭐.
ㅡ역사 왜곡에 앞장서는 배우는 되기 싫어요.ㅡ
[속보] 여배우 고혜나(29세),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다양한 11명의 등장인물들이 저지른 잘못과
그로 인해 피해자의 사정이 어떠했는지가 차례로 나오는데요,
정말 열심히 노력하던 사람이 댓글에 휘말려 상처를 받는 것이
가슴 아팠어요. 실제 연예인 사건도 생각나고... ㅠ
수용소 꼭대기에 있는 L.O.V.E 의 의미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렇게 꿈도 희망도 없는 건물에 있을 단어로 의문이 들었었거든요.
(책을 통해 보세요)
흐름이 영화처럼 상상력을 자극해서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뜨끔한 순간도 있고, 수감자들이 반성하며 희망을 가질 때는
공감하면서 반성의 기회를 얻은 것에 (=생존 가능성)
함께 기뻐하기도 했는데. 역시 사람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과연 11명 중, 어떤 자가 생존자로 살아남을까요.
단순히 악플만이 아닌 공감과 인증에 대한 문제도 함께
다루고 있어서 방지법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재밌고도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