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도 쾌변 - 생계형 변호사의 서초동 활극 에세이
박준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솔직 담백한 이야기, 하루 일과가 끝나고 만나는 치맥 같은 이야기랄까.
생계형 변호사라가 말하는 변호사의 진짜 모습은 거창하지 않고 오히려 소박했어요.
어렸을 때는 다 필요 없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잘 먹고 잘 산다는 선생님 말씀을 그런대로 믿고 살았는데,
나잇살을 좀 먹고 돌이켜보니 우리 선생님은 구라쟁이가 확실했다. _254p
일면 '사'자 돌림이라는 범주에 들어가서, 드라마나 영화 여기저기에 등장하며
어딘가 다른 세계 사람 같고 권력의 빠방한 무언가를 쥐고 있을 듯한!
그런 존재라고 생각했던 이미지가 파사삭~
변호사도 다 먹고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사람이구나.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선입견이 많았구나.
법대로 하면 공정하고 반듯한 판결이 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가
현실에서는 참 녹록지 않구나 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요,
오히려 더 정감이 가고 공감이 가서 좋았습니다.
월급 받는 변호사와 지분을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에서 로펌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는데, 꽤 충격(?) 적인 실상이 뙇!
드라마랑 영화에 나오는 것 중에 안 맞는 게 더 많음ㅋ
로펌 하면 왠지 수많은 변호사들이 포진해서 의뢰인의 소송 하나를 위해
모두가 합심해서 막 이케이케 으쌰으쌰하는 줄 알았는데 (절레절레
영업을 잘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변호사도 있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판사에게 찍힘을 당했음에도 알바(?)변호사에게
슬쩍 미루기도 한다는 내용들을 보고 있으니, 샐러리맨의 스트레스와
다를 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갑자기 대타로 뛰면 어쩔 수 없이 준비가 소홀할 수 있다는 것을 보니
왠지 좀 씁쓸하더라고요.
앗, 그리고 가장 놀라웠던 건 따로 있었는데요ㅎㅎ
변호사님은 주로 무슨 일을 하세요?
ㅡ떼먹은 돈이랑 이자 계산이요.
저 완전 빵 터졌다죠 ㅋㅋ
나 역시 그랬다. 겉으로는 짐짓 점 잖은 척, 세상 돌아가는 일
다 아는 척 번듯한 변호사 행세를 하고 있었지만 어설픈 연기 뒤에
감춰둔 속내에는 평균 이하의 사명감과 정의감, 철저히 속물스러운
욕심 따위가 뒤엉켜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딴지를 걸고 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면 되나?'
'그냥 하고 싶은 거나 하면서 살 순 없나?' _255
진솔함이 매력적이었어요.
인생과 삶에 대한 고민들이 다르지 않아 유대감마저 들고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변호사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저자가 변호를 맡으면서 기가 막혔던 사연도 흥미진진합니다.
읽는 저도 기가 막혔는데 당사자는 얼마나 황당했을지.
변호사가 뭐든지 다 해결해주는 만능 해결사는 아닌데
막연하게 저도 변호사는 그런 일을 다 알아서 해주는 알았거든요.
속상하고 괴로웠을 상황도 유쾌하게 풀어내는 글 솜씨에 반하고
인스타에 놀러 갔다가 발견한 일상의 글조차도 유머 넘치던
쾌변(?)님, 언제나 퐈이팅 입니다~
#의사검사판사검찰수사관에이어_변호사
#다음편은언제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