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선택 - 생사의 순간,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법
사브리나 코헨-해턴 지음, 김희정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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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현직 소방관으로, 영국에서 직급이 가장 높은 여성 소방관이라고 합니다.

예상을 깬 신체 조건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키 155cm에 48kg!!

소방관들이 착용하는 장비를 생각해보면 과연 현장에서 가능할까. 싶은 조건이죠?



처음 소방 구조대가 되었을 때는, 18살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성차별도 있었다고 해요.

지금은 당당히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아서 영국 소방 구조 시스템에 큰 도움이 되는

'의사 결정법'과 '훈련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직접 체험을 하고 온 것처럼 실감이 나는 현장 상황과

다양한 훈련과정이었습니다. 실제로 출동하는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는데요,

심리적인 부담감과 스트레스까지 자세히 나와있어서 놀랐어요.

출동! 하면 그냥 막 달려가는 줄로만 알았는데,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제 자신이 넘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다.

우리의 대응에 대해 의문을 가장 먼저 제기하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한 길을 가장 먼저 닦는 사람도 우리 자신일 것이다.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다.

우리에게 다른 사람의 안위와 안전은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중략)


그러나 그들도 인간일 뿐이다. 우리 모두 인간일 뿐이다.



사명감과 희생정신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ㅠ

실전 같은 훈련을 통해서 반복적인 연습을 해서 뇌에 새겨야만

위급한 상황에서도 바라던 대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많이 와닿았어요.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재난 현장에서 지휘관의 역할의 중요성이었습니다.

현장을 일일이 다 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가장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제한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사건의 전체적 구도를 그려야 하는 것이죠.


편견 없는 열린 마음, 끊임없는 의문으로 최소한으로 희생을 줄이는 것ㅠ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의사 결정을 연습하는데

상황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같이 고민해 봤습니다만, 정말 어렵더라구요.



물에 빠진 사람이 살아날 가망이 없다면 급박한 구조 작업을 안 하겠지만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희망이 없어도 뛰어들게 만드는 감정이라던가.

터널의 폭탄이 10분 후 터진다는 정보를 듣고서 할 행동 중 고르는 것입니다.


폭탄이 정확이 몇 분에 터질지는 모르는 상황입니다.

사람들은 터널 깊은 곳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어요.

구조대를 터널 밖으로 대피 시킬 것인가. <<이런 경우 만약 폭탄이 시간보다

더 늦게 터지게 되면, 구조대는 그 시간까지 그냥 손 놓고 구경하게 되는 거고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할 것인가. <<이런 경우라면

폭탄이 예상보다 일찍 터졌을 경우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오는 겁니다.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한 책임자의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의 무게.

최악의 현장을 만나고 오는 여러 가지 병도 많았어요. 심각한 정신적 외상...



자신이 아끼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불길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의

용감함이 감탄스럽지만, 그런 행동은 삼가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다. 현실은 영화에 나오는 것과는 다르다.


불타는 복도를 헤치고 들어가서 사랑하는 사람을 구한 뒤,

영웅처럼 타오르는 붉은 화염을 뒤로하고 건물에서 나오는

그런 장면은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현실은 그렇게 멋지지 않다.


유독 가스를 한두 차례 마시고 나면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그렇게 쓰러진 후에도 호흡을 더 이상 하지 못할 때까지

뜨거운 유독 가스가 계속해서 기도를 태우고,

독성이 강한 일산화탄소와 시안화물이 몸 전체에 퍼진다. _307



이외에도 위급한 상황에서 주의할 점이라던가

한 아이의 엄마로서의 모습도 나와서 좋았어요.

선물용으로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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