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관 내전 - 검찰수사관의 “13년 만에 쓰는 편지”
김태욱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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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찰 수사관인 저자가 편지 형식을 빌려 쓴 책입니다.

판사 검사 변호사는 흔하게 들어서 잘 알았지만, 검찰 수사관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도 없다는 생각에 선뜻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검찰'은 검사들의 영역 세계입니다.

'검찰'이라는 단어로 검찰 수사관을 떠올리는 사람은 아마 가족 외에는 없겠지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사람이 검찰하면 검사를 떠올릴 것이고...  _6p


수사관을, 흘러가는 검찰의 역사 속에서 이름없는 '병사' 그리고

저물어가는 조선의 의병을 '아무개'로 역사의 한 줄이 되기를 바란다는

<미스터 선샤인> 포스터의 문구를 인용한 말이 나오는 프롤로그부터

아,,, 하고 멍 때렸습니다.



저자는 근 30년의 세월 속에서 선배로서의 부끄러웠던 마음과

한계를 느끼고 갈팡하는 마음으로 힘들어하는 후배를 위해,

검찰청에는 검사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알리고자

솔직하게 때로는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풋풋한 신규 수사관이 희망을 갖고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한 글이 따뜻합니다. 그만큼 수사관의

미래나 현실이 답답한 부분이 많아서 짠했던 부분이 많았네요.



검찰 수사관으로 들어오는 상당수의 직원들은 사법시험을 공부했거나,

아니면 최소한 사법시험이나 로스쿨에 맘을 두었던 사람들이 많잖아요.

형님도 처음 저를 맞아주셨을 때 왜 공부를 계속하지 않았느냐

물어봐 주시기도 했지요.


이런 이유 때문에 수사관들은 사법시험을 통과하여

들어온 검사들에게, 자신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열등감, 또는 자신을

뛰어넘은 능력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자신도 법학 공부를 했었다는 부분에

대한 근자감에 따른 경쟁심 등 복합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_22



검사의 길이 아니라 수사관으로 발을 들이고, 지나온 많은 아쉬움 들.

뜻하지 않은 차별과 (영화 등을 통한) 잘못된 인식으로 받는 상처는

본인만이 아닌 가족들에게도 영향이 갔다는 부분에서 또 한 번 멍, 해졌어요.

영화의 의도와 재미를 위한 장명이었겠지만 현직이신 분들은 얼마나

어이없고 화가 났을까 싶기도 하고, 저 역시도 수사관을 잘 몰랐으니까요.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 많다 보니 안타까운 부분만 썼네요 ㅎㅎ

수사했던 다양한 사건들과 점점 구조적 영향으로 사라져가는 소신.

팀 내에서의 불신과 파벌, 일선에서 겪은 많은 사연을 어둡지 않아서 재밌었어요.

개그 같은 짧은 글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현직이신 분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서, 몰랐던 혹은 오해했던 많은 부분을

비로소 제대로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미디어를 통한 홍보 효과가 크다 보니

검찰 수사관에 관한 드라마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드네요.

바뀌어야 할 부분도 많구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사관이나 검사가 나오는 일부 부적절한 장면 연출이 

현실인 줄 착각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 뿌듯합니다.



상하 관계나 사회생활을 이겨내는 조언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딜 가나 사람과 사람 사이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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