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월
존 란체스터 지음, 서현정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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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문화생활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을 때.

그 소중함이 얼마나 간절해지는지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당장 코로나만 해도 활동 범위가 적어지고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생기면서 점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데 <더 월>에서 나오는 미래가

온다면 과연 생존 외에 남는 것은 무엇일지 궁금해지더라구요.



기후변화로 인해 온 세상이 물에 잠깁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높은 벽을 쌓고

식량과 사람이라는 자원을 지키기 위한 요새를 만들게 하죠.

황폐해진 지구는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지 못하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두려움과 적대감을 느끼는 데 익숙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오면 우리는 그들을 죽일 거다. 단순한 이치다.


그런데 그들의 눈에 우리는 어떻게 보일까?

우리는 틀림없이 인간보단 악마에 더 가깝게 보일 거다.

악함 그 자체가 구체화된 본질, 악령이다.


만약 우리가 그들을 발견 즉시 죽이려 든다면

그들은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하려 들까?


그들이 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_76p


주인공 '카바나'는 어느 섬의 가장 최전선인 장벽 위를 지키는 경계병이에요.

이제 갓 신인이 되어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질문은 이내 막힙니다.

미칠 만큼 지독한 추위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쓸데없는 체력 낭비를 막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남녀의 구분 없이 모두 할당된 일을 하는데

오로지 아이와 임신을 한 여성만 벽 안쪽에서 보호를 받을 뿐입니다.


생체 인식 ID칩이 없으면 이 나라에서 살 수 없다.


카바나는 그 속에서 한 여성을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되는데요,

그 어느 곳에서도 둘만의 시간을 갖기는 힘듭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종족 번식을 위한 필요성을 제외하면

불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삭막하기도 하구요.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ㅠ

카바나와 그의 연인이 도착한 마지막 섬에서 그들이

오래전 잊혔던 문명의 흔적을 느끼며 기뻐하는 모습이

반성과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었습니다.


한 번에 읽기엔 소설 속 세상이 많이 어둡고 언제 침입해올지

모르는 상황에 자꾸 긴장돼서 나눠 읽었어요.

정신력이 강하신 분들은 쭉- 읽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절대 이렇게 무서운 세상에 살고 싶지 않아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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