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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자어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한자어 속뜻 사전 ㅣ 잘난 척 인문학
이재운 외 엮음 / 노마드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벌써부터 다음에 나올 잘난 척 사전 시리즈가 궁금할 만큼 매번 재밌게 보고 있는 책입니다.
이번에 나온 한자는 이야기가 많아서 사전이라기보다는 옛날 역사나 문화를 읽는 느낌이 났어요.
그래서 사전은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으면 된다는 고정 관념을 깨게 만든 것 같아요.
한자가 많이 복잡하고 어려운 데다 각각의 뜻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재밌고 다양한 뜻이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ㅎㅎ
ㅡ 우리말을 더욱 찰지고 풍부하게 해주는 한자어
공주, 옹주, 궁주가 각기 다른 뜻을 가지고 있으며, 신분에 따라 쓰였다는 것.
지금은 어색하게 느껴지는 궁주라는 말은 고려왕조에서만 쓰이던 어휘로 거의 잊혀 가고 있는
경우처럼 비슷하게 쓰이는 단어들이 함께 설명되는 점도 좋았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한자어'의 뜻과 '우리 한자어'의 사전 해설이 전혀 다른 단어들이었습니다.
ㄱ, ㄴ, ㄷ, ㄹ.... 순으로 나오는데요, 몇 가지 뽑아봤어요.
'동냥'은 원래 불교의식에서 쓰이는 도구인 '금강령'을 가리키는 말로, 방울이라고 합니다.
요즘에도 불교의식에서 사용된다고 하네요. 그런데 동냥이란 거지들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터라
정말 궁금했습니다ㅎㅎ 바뀐 뜻은 전혀 예상 밖이었는데요, 조선시대의 승려들이 탁발에 나설 때
동령, 즉 요령을 흔들고 다니면서 동령을 '구걸'과 같은 뜻으로 쓰였다고 합니다ㅋㅋ
그리고 '부인'을 한자로 적을 때 夫人 일까요 아니면 婦人일까요?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는 한자라고 하는데요, 사전을 찾아봐도 정확히 뜻을 헤아리기 모호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부인의 호칭이 어떻게 변해왔는지에 대해 설명을 먼저 합니다.
처(妻)/ 비빈(妃嬪/ 후(后)/희(姬)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여성의 이름에 '경'과 '희'라는
글자가 들어가게 된 이유도 처음 알게 되었어요. 놀랍게도 품계나 출신을 나타내는 글자였다능.
결론: 당신의 아내는 夫人이고, 내 아내는 婦人이지만 한자 적지 말고 한글로 쓰는 게 좋겠다.
ㅡ 우리 조상들이 쓰던 한자어를 제대로 뜻을 새겨 더 또렷하게
여자를 비하하는 말로 잘못 쓰이고 있는 단어 중에 '아녀자(兒女子)'는 원래
兒 :사내아이 女子:계집아이라는 말로 아직 배우지 못해서 식견이 어두운 사람이라는
뜻으로 남녀를 불문하고 소견이 좁은 사람을 가리키는 뜻으로 쓰였는데
사내아이의 개념이 어느 순간 빠지면서 여성에 해당되는 단어같이 되어버렸다네요;;
이 밖에도 형벌이라는 글자에서는 진짜 형벌에 관해 나와서 깜놀했다

책의 절반이 지나면 '주제별로 나눈' 한자어들과 '한자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모양, 동작, 상황, 부호별로 그림과 함께 설명이 나옵니다.
거울이 발명되기 전에는 대야에 물을 담아 비춰보았던 모습으로 글자가 만들어진
과정은 아무리 봐도 이러한 그림이 한자가 되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한자는 외우기 힘들고 뜻도 복잡하다고만 생각해서 항상 멀리(?) 했었는데
좀 더 자세히 보면서 외우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네요.ㅎㅎ
한자 공부를 다시 시작해봐야겠습니다.
한자를 멀리하는 친구가 있다면, 책 선물로 더욱 좋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