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의 눈물 - 개정판
김연정 지음 / 매직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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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백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마침, 백두산 대분화에 대한 신간이 나와서 읽어보았습니다.

<2020년 12월 10일 오전 7시 30분 백두산 천지의 대분화가 시작된다>는 표지에

지진과 분화에 대한 긴박한 스토리를 기대를 했는데요, 백두산 분화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장면은 거의 끝부분이더라구요. 그러면 그전까지의 내용은?


도대체 천 년 전, 백두산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프롤로그에는 놀랍게도 대 제국이었던 해동성국의 마지막 왕자 대광현이 나옵니다.

그가 후손들에게 일갈하는 독백에서는 못다 이룬 나라의 한과 후손에 대한 분노가 느껴지죠.

다시금 힘을 내어 선조의 후손임을 자랑스러워하라는 다독임은 먹먹하기까지 합니다.


천 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때처럼 폭발한다면 주변의 우리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이어지는 1장에서는 다시 현대로 돌아와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탈북까지 감행하며 백두산의 이상 징후들을 알리려 하는 과학자 모녀와

각국의 지질학자들의 북한 방문으로 서로 다른 이념을 드러내죠.

관동 대지진의 참혹함도 나왔어요.



핵실험과 백두산 폭발, 마치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았다.

핵실험이 이루어진 풍계리에서 백두산까지의 거리는 약 140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지하 400미터에서 이루어지는 크나큰 실험이 살아서 꿈틀꿈틀 움직이는 백두산 화산에

지대한 영향을 줄 거라는 사실! 그 사실을 그들은 진정 모르는 걸까?

리용두는 처음으로 조국이 원망스러워졌다.


                                           - 제9장. 광(狂) _323



북한은 백두산 대분화의 위험보다도 핵 발전에 모든 것을 걸고 있고

한국도 경각심보다는 정치적 이념과 목적을 먼저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이란;;

강대국에게 휘둘리는 약소국의 모습도 보여서 씁쓸하더라구요...



작가가 발표했던 2011년에는 '백두산 분화'가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금의 전 세계는 인식이 '매우 위험한'수준까지 도달했지만요.

잘 만들어진 영화의 흥행도 분면 한몫했겠지만 미리 책을 통해 체험해보는

지진과 화산 폭발은 잠시나마 두려움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천지의 눈물'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많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선조들의 모습이 있고, 후세의 무분별한 행동에 대한 경고도 있고 말이죠.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벌과 같은 의미로도 느껴졌습니다.



"아름다운 백두산의 천지는 대한민국 아니, 이 땅에서 살아가던 우리 민족,

우리 선조들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며 마음이었습니다. 더 이상 말 할 나위가 없는

우리의 아름다운 영산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그런 우리의 영산에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지금껏 휴화산이라고만 배워온 백두산 화산이 천년의 잠에서 깨어나려 합니다.

대륙을 평정하던 발해가 백두산 화산의 폭발로 인해 멸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국민 여러분께서는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천 년 전의 그 거대한 사건이 지금 다시 일어나려 하고 있습니다."


                                           - 제10장. 대통령의 눈물 _345



모두가 위험한 화산 폭발이라는 재해 속에서도 각 나라의 대처와 엉뚱하게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점은 너무 기가 막혀서 우습기도 했습니다. 정말 그럴 것만 같아서 리얼하기까지

했으니, 어찌 보면 가장 무서운 것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간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백두산 대분화'에 대한 재난 소설로만 읽기에는, 긴박하거나 긴장감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어요.

각자의 사연과 입장 차이가 나오는 앞 부분이 지루할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한민족으로써, 통일과 화합에 대한 다양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은근하게 밀려드는 여운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같은 내용은 아니지만 영화 <백두산>도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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