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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사람들
박영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11월
평점 :
이름이 없이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강제성도 있었지만 결국 스스로 결정한 마지막의 결과라고나 할까요.
표지를 보면서 짐작은 했지만 결코 가벼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의지를 가졌지만 죽은 눈빛으로 맡은 일을 처리하며
늘어난 빚을 다 갚고 언젠가는 자유를 향해 꿈을 꾸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조종하며 마음대로 목숨을 가지고 돈을 버는 사람들.
그러나 오늘 이 표적을 처리하는 것으로 나의 지리멸렬했던
수급자 노릇도 끝이 날 것이다. 나의 빚은 드디어 '0'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아버지의 빚으로 '재'라는 남자에게 넘겨진 주인공 소년은 어느새 자신의 이름도
잃어버린 채, 명령을 받아 일처리(?)를 하는 남자가 됩니다.
새로운 신분증이 자신의 앞으로 올 때마다 그 사람이 되어 아무런 의심도 없이
빚이 0이 되는 순간의 자유를 향해 매일을 살아갑니다.
남자는 이제 스스로의 목숨으로 빚을 가릴 차례였다.
남자는 곧 캐리어에 실려 깊은 저수지에 잠길 것이다.
그러곤 실종 처리될 것이다.
그러나 '재'에게서 마지막 임무를 받고 자유를 갈망하는 주인공은 안타깝게도
그만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그로 인해 다시 쌓인 빚은 족쇄가 되고
우연히 감시하게 된 여인이 발가벗겨진 채 처참하게 누군가의 매를 맞고
사진을 찍히는 장면을 보게 되면서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진실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읽는 저조차도 결코 벗어날 수 없었던 시스템의 충격에 할 말을 잃을 정도였어요.
마지막 그들이 도착한 그곳. 역시 충격인 소설이었습니다.
끔찍한 현실을 보는 듯한 느낌에 읽는 내내 마음이 좀 무거웠습니다.
출판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닌데 역시나 '은행나무'에서 나온 책이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