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모조 사회 1~2 - 전2권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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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하게 흘러가다가도 타이트함을 주는 소설입니다.

인류가 맞이한 대재난 이후 살아남은 자들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에요.

인공지능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장되고 지배력을 갖추는지에 대한 섬뜩한 경고도 있고

그러한 존재를 바라보는 인간의 자만심이 가져온 최악의 사태와 이기심이 녹아 있었습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당신의 세계를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3명의 주인공이 시점을 바꿔가며 등장하는 초반엔, 우연히 만나는 장면에서 중복되는

묘사가 아쉽기도 했지만 그후로는 안정된 시점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몰입감이 좋았습니다.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바스키아의 검은 고양이'에 대한 호기심도 끝까지 잘 이어졌구요.


1권 <존재의 방식>은​ 주인공들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서로를 인식하는 과정과

현실과 현실이 아닌 혼돈 그리고 감춰진 세계가 정체를 드러내면서 반란군의

활약을 예고하면서 기대감에 마무리되고,



얘야, 여기 있는 것들은 죄 범죄자 놈들이야. 살아 있긴 한데 의식이 없어.

보안대가 죄다 잡아다가 머리통을 싹 비운 다음에 식민 구역에다가 갖다

처박는 거야. 그럼 이 등신 같은 것들은 자기들이 뭘 하고 사는지도 모르면서

좋다고 거기서 그러고 살 거든. 그것도 아주 열심히 살아.

뭐가 진짜고 가짜인지도 모르면서.


                               - 존재의 방식 _167


2권 <바스키아의 검은 고양이>는 절대적인 믿음에 대한 의문과 바이러스로인한 붕괴를

거대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추악한 인간의 '행복'이란 이 정도까지인가. 싶더라구요.

바로 이러한 점을 비웃으며, 지배자의 자리에 오른 존재는 결말까지도 흔들림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더욱 긴장감 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군림하려는 존재와 그에 맞서는 인류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바스키아의 검은 고양이.

수의 환한 표정을 보기 위해선 그 고양이가 필요했다.


                           - 존재의 방식 _56


영화 매트리스나 공각기동대가 떠오르기도 했던 만큼, 영화화도 기대해볼만했습니다.

인류의 미래에 대한 소설이나 영화는 언제 봐도 참 흥미로운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현실감에서 느껴지는 '공포'와 죽음을 극복하고자 저지르는

'욕망'의 끝은, 살아있는 모든 것을 불행하게 만드니까요.


공기를 통해, 인간만 몰살하는 바이러스


반전이랄까요. 아니면 반전이라고 느낄 만큼 거대한 비밀이랄까요.

스포가 될까 봐 조심스럽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결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목적이 무엇인지조차 흐트러지는 속에서

중심의 화두를 무심하게 던지는 말들도 좋았습니다.


과거와 미래, 현실과 허상을 넘나드는 전개만으로도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가볍지 않은 철학적인 주제까지 다루고 있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사회파 SF 디스토피아를 좋아한다면 추천~


 

매력쩌는 캐릭터를 발견하지 못한 점이 살짝 아쉬움으로 남을 뻔했는데

늘씬한 자태를 뽐내는 검은 고양이가 있었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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