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설득
메그 월리처 지음, 김지원 옮김 / 걷는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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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그리어'를 비롯한 그녀의 지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성차별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페미니즘, 페미니스트이어야만 한다는 주장보다는 독자로 하여금
성인이 된 그리어를 통해서 바라보는 사회생활을 통해 독자 스스로 생각하게 합니다.



원치 않았던 대학 신입생이 된 그리어의 복잡한 사정에는 아버지의 무책임한 성격(?)이
한몫합니다. 충분히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었는데, 미흡한 서류 준비로 장학금이 날아가요.
부유하지 않았던 집안에서는 당연히 장학금을 제안한 다른 학교를 추천한 것이죠.


남자친구인 '코리'와 같은 학교를 기대했건만 결국 두 사람은 자주 만나지 못하는 연애를 해요.
남친과의 만남이나 성격, 취향도 조금 남다른 부분이 있는데 스포 하지 않겠습니다~


신입생으로 등교한 어느 날 낯선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그녀는 범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가 상습적으로 그러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함께 찾아냅니다.
딱히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현실에 그녀의 고민은 더해만 가요.



"내면의 목소리를 사용해!"


그리어는 내면의 목소리 말고 다른 건 가진 게 없었다. 쉬는 시간에 그녀는 화이트보드 아래쪽
바닥에 앉아서 반의 또 다른 놀랄 만큼 조용한 여학생 엘리스 보드트윅과 함께 깡통에 든
프링글스를 먹었다. 엘리스는 음울하고 약간 골치 아픈 성격을 가진 아이였다.


"선생님한테 독약을 먹일 생각을 해본 적 있어?"

엘리스가 어느 날 태연하게 물었다.

                                                     - 1부 강한 여자들 _85



대학교에서 우연히 듣게 된 한 여성의 강연은 그리어에게 큰 파문을 일으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녀의 내면은 변화를 시작하는데요, 강연을 한 사람은
60대의 페미니스트 '페이스'였습니다. 그녀를 알아갈수록 삶과 인생에 감명을 받게 돼요.
결국, 그녀가 하는 일에 합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웁니다.
적극적이고도 당당한 모습만 보면, 어릴 적 그리어의 모습은 상상이 안될 만큼이에요.


파묻힐뻔한 성추행 사건도 용기 내어 처벌을 외치고, 회사에서의 부당한 성차별의 현실에
강하게 항의할 줄 아는 그리어를 보니 뿌듯하기도 했어요. 성장 소설 같은 느낌?ㅎㅎ
친구에게 잘못하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하는 불완전한 그녀의 모습도 있었거든요.



"우리 모두 세상에서 좀 더 자신을 강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말씀은 정말 맞아요.
하지만 제가 역사에서 여자들이 행동하고 말한 모든 것을 살펴봤는데,
우린 여전히 원시적인 시대에 살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아직도 부족하고요. 왜냐하면 구조가 계속 그대로잖아요, 안 그래요?"

케이는 그리어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요점을 말하고 싶은 거였다.


                                              - 4부 외부적 목소리 _570

하루아침에 뒤바뀐 남자친구의 삶과 흔들리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친구 '지'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빠지지 않는 사랑과 우정, 욕망과 배신.
페미니즘 책이라고 단정하기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영화화된다는 말이 있던데, 언제쯤 나올까요? 궁금해요.

배우 니콜 키드먼이 "영화화를 결정하는 데는 설득이 필요 없었다."라는 말까지 했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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