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카르테
치넨 미키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주인공 '스와노 료타'는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2년의 수련 기간을 거치는데요,

각 과에서 임상체험을 하며 자신의 전공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다섯 명의 환자 이야기에요:)


첫 번째 정신과에서 만난 30대의 여성 '루카'의 자해 사건과 

마지막 순환기내과에서 만난 미모의 아이돌 환자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모두 마음을 닫은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어느새 다정하고 부드럽게 다가서는

스와노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데, 여기에서 약간 탐정 같은 추리가 겹쳐져요.


말도 안 되는 상처라던가, 아픈 이유를 바라보던 스와노의 예리한 관찰력이 한몫하죠ㅋ

첫 환자 루카만 보더라도, 사랑하는 전 남편의 이름을 담배로 자신의 몸에 지지고

자해를 하면서 끊임없이 애정을 갈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게다가 그 상대는 소식을 듣고

병원까지 찾아오지만 만나지 않고 서둘러 가버려요. 정말 이상하지 않나요?


 


루카가 입원한 병실까지 20미터 남짓.

전 남편이 자신을 걱정해서 이렇게 근처까지 와준 것을 안다면 그녀는 어떤 반응을 할까?

어쩌면 그 껍데기처럼 생기 없는 몸이 조금은 활기를 찾지 않을까?


병실에 가볼까. 스와노는 병동 안쪽으로 발길을 돌리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몇 시간 전에 루카가 퍼부은 얼어붙을 듯한 시건과 오장 육부까지 올린 고함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몇 초 동안 스와노는 주먹을 꽉 쥐고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몸을 돌렸다.

사정없는 자기혐오가 등을 덮쳤다.


                                 - 그녀가 눈을 감은 이유 _29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이 아닌, 환자의 마음까지 읽으려 노력하는 스와노는

내적 갈등을 겪으며 성찰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진지하게 미래를 바라보며

과연 어느 과로 정할지 고민하는 이면에는 환자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자 하는

따스한 감성... ㅠ



 

자, 갈까.

스와노는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다. 안에는 교수를 비롯하여 많은 의국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온몸으로 그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스와노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오늘부터 0000에서 일하게 된 스와노 료타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 에필로그 _268



 

전작에서도 느꼈지만, 전체적으로 따뜻함이 담겨 있는 메디컬 미스터리 소설이었습니다.

치넨 미키토의 작품을 보면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힐링을 받아서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 같아요.

이번 주말엔 스트레스도 많았고, 그냥 좀 꿀꿀한 시간이 많았는데,

조용한 곳에서 커피 한 잔 놓고 읽다 보니 어느새 기분 좋은 한 주의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ㅎㅎ


 

#비오는날읽으면좋은소설

#힐링소설

#감성메디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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