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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공화국 북조선 탈출 - 1급 설계원.보위부 비밀요원의 자유.인권.민주주의 향한 여정
한원채 지음 / 행복에너지 / 2019년 6월
평점 :
탈북에 성공하여 대한민국에서 무사히 자리를 잡은 딸, 한의사 한 원장은
목숨 걸고 아버지가 남긴 '북한의 실상과 탈출기'를 책으로 출간했다.
어디서도 받으려 하지 않았던 원고는 2001월 일본어로 번역되었으나 부모님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자녀들의 바람이 있어 1년 보류 후, 2002년 출판되었다고 한다.
이제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북한 주민의 실상이 고스란히 적혀있었다.
감옥과 수용소를 넘나들며 받은 고문과 끔찍한 폭력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살아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의 고문 수위가 상상을 초월해서 읽기 힘들었다.
이전에도 북한의 꽃제비와 굶주림,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책들을 읽었었기에
각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으로나 심적으로 괴롭지 않은 페이지가 없었다.
언론을 통해 보는 평양의 모습은 일부 특권층의 보여주기식이 아닐 수 없다.
북한으로 보낸 식량과 비료 지원은 대체 어디로 다 갔을까... ㅠ
실로 이가 이렇게 많은 장소는 난생처음 체험한다. 이 잡이는 밤에도 낮에도
끊임없이 진행되나 위생 사업이 없는 감방의 생육 조건에서 이는 나날이 증식만 한다.
어떤 죄수는 머리에 이의 알인 서캐가 너무 많이 껴서 머리 자체가 검은색이 아니라
흰색을 띠고 있다.
- 4장 량강도 _211
추운 날 콘크리트 맨바닥은 감옥의 기본이고 베게, 이불은 당연히 없다.
여름에 얇은 옷만 입고 왔다면 복장 역시 그대로 겨울을 난다.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감시관의 고의적인 괴롭힘에 고통에 찬 비명은 밤새 이어진다.
잠도 못 자고, 하루 종일 밥은 한두 끼 먹을까 말까다. 소금 간도 없는 맹물 같은 국에 건더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루 종일 꼼짝 않고 같은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하며 조금만 움직여도
감방 인원 전체가 죽을 만큼 맞거나 고통을 당한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감시한다.
이유 없는 매질과 무차별 발 차기는 예사다. 갈비뼈가 잘못되어도 그대로 강제 노동을 해야 한다.
이제 1시간 후면 내 운명의 종점에 도착할 것이며, 거기서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
신음하다가 가족도 친척도 모르게 생죽음을 당할 것을 생각하니 소름 끼치는 마음을
진정할 길 없다. 함남도 안전부 감방에서 한 죄수가 너무나도 악형이 참기 어려워
철도 기관차 대가리를 통짜로 훔쳐다가 팔아먹었다고 진술했다는 이야기로 이곳 안전부의
악랄성을 말해주는 교형리들 곁으로 호송된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할 뿐이다.
- 5장 광명 _267
살아남기 위해 일가족이 중국으로 넘어간 후, 어떻게든 한국으로 오기 위해 도움을 요청했으나
대사관과 방송국 모두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는 장면에서는 정말 답답했다.
수많은 탈북민들이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넘어와도 피난할 길이 막막한 현실에 가슴 아팠다.
이루다 표현 못 할 내용이 들어있어서 어떻게 리뷰를 써야 할지도 사실 막막하다.
북한 내에서 행해지는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죽을힘을 다해 마지막까지
원고를 남기고 간 아버지 '한 씨'의 울분과 한이 내 마음에도 깊게 전해졌다.
무슨 말로도 대신할 길이 없어서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이 책을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권하고 싶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