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뇌
케빈 데이비스 지음, 이로운 옮김 / 실레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12층 창밖으로 떨어진 여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범인이 남편입니다.

남편은 순순히 자백을 합니다. 말다툼 끝에 순간적으로 목을 졸랐고, 당황한 나머지

창밖으로 던져버렸다는 내용이었어요. 법정에서는 던지는 순간 아내가 살아 있었느냐. 아니냐

에 대한 공방과 평소 아내를 사랑하고 폭력과도 전혀 거리가 멀었던 남편이 갑작스레

이러한 끔찍한 일을 벌인 이유가 어릴 적 다친 뇌였다는 변호가 이어집니다.


이 사건을 중심으로 과연 사람의 '뇌'에는 어떠한 일이 벌어졌으며,

이것을 계기로 사람의 행동은 또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예가 등장합니다.

어릴 적 학대나 사고, 직장에서 뇌를 다쳤다거나, 종양의 존재로 인해 뇌에 압박이

가해진 경우들이었는데요. 과학적인 설명이 많이 나왔어요.



저널리스트로서 여러 해 동안 범죄 사건을 다루면서,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온갖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저지른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든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범행을 학대받은 어린 시절, 가난, 알코올, 약물 남용 또는

나쁜 친구들 탓으로 돌리는 것을 보아왔다. 그중 어떤 이들은 이해와 동정을 얻어

징역 대신 치료를 받게 된다. 또 어떤 이들은 과부하 걸린 형사사법제도하에서

비웃음을 당하고 만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_8



종종 뉴스에서도 나오지만 범죄를 저지를 살인범들이 정신병 진단을 받아서

형량을 줄인다거나 정신병 치료 등등 전혀 예상치 못했던 판결 내용이 가관입니다.

나이가 어린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장난삼아 저지른 살인들에 대한 판결도 아쉽구요.

과연 뇌의 문제인가 인성이나 감정 조절 또는 호르몬의 문제일까요.


법정, 법률적으로 어떠한 논쟁이 있었는지를 보면서

가장 분노했던 점은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직업 정신이었는데요.


살인이 명백하고 범인 스스로도 자백하는 사건에 변호를 맡으면서

사형이라는 '죽음'에서 한 사람을 살려낸다는 의지(?)로 범인의 과거까지 샅샅이 조사해서

유리하게 변호하여 무죄를 입증하는 것이, 살해된 가정과 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인지 정녕 모를까요.



피해자의 친구 중에 한 명이 나중에 당시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편지를 썼다.


"뇌가 손상되었다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그저 좋은 변호사를 쓴 성마른 늙은이였을 뿐입니다."


                                            - 3부 살인은 뇌의 문제인가 _227



기회를 준다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또 다른 범죄에 무방비하게 방치하는 것은 아닐까요.

재범의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해가 안 가는 판결도 참 많습니다.

그 안에는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등장하는 신경과 학자 중에는 적극적으로

범죄자의 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변호사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합니다.



범죄 행위가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

범죄자를 처벌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일까?


                          - 4부 법과 신경과학의 미래 _317


뇌의 어떤 부분이 자극받아서, 뇌 수술 후 폭력적으로 변했다거나

충동적이 되었다는 사례를 이용한 법정의 다양한 판례와 배심원들의 결정,

시대에 따른 처벌의 재정의 대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어요.


뇌에 관한 그 어떤 것도 정확하거나 확실한 것은 아직 없다는 말처럼

강간 연쇄살인범의 변호에 악용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떠올리기도 싫은 미친놈 조두순 스키도 생각나고..!!

다 읽고 난 후에도 많은 생각을 남기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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