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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터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오오!!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
누군가를 내 몸처럼 조종할 수 있다는 것에서 좀 더 나아가 '나'의 취향까지 주입시키는 시스템이라니!
"그래. 우리는 신이 아니지. 메피스토도, 파우스트도. 하지만 자기 파우스터에게만큼은
신이 되고 싶은 게 우리라네. 그런데 내 파우스터에게만 유독 사고가 두 번이나 일어났어.
그리고 자네 말대로라면 준석이 세 번째 사고를 당해도 별다른 방도가 없다는 건데,
그렇다면 내가 지난 10년간 이 시스템에 수많은 돈과 에너지를 쏟고도 전전긍긍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
- 1장 4 _40
상대는 그것이 마치 자신의 의지인냥 착각하며 조종자가 원하는 데로
행동을 하고 미래의 꿈을 키워나가는데요, 단순히 지켜보는 것만이 아닌 모든 오감을 함께 느낍니다.
심지어 이성과의 잠자리까지 다 느껴요. 물론 그 이성은 조종자의 취향이라능....소오름;;;
이렇게 조종하는 사람은 '파우스트', 조종 받는 자는 '파우스터'라고 불러요.
파우스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감시 카메라와 감시자들 사이에서 살게 되는 거예요.
태어날 때부터 그런 노예가 되는 건 아니고 뇌에 무언가가 심어지는 순간부터입니다.
그 과정 또한 세밀한 계획 속에서 이루어지죠.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얼마만큼의 규모인지도 모를 만큼
거대 조직 '메피스토 컴퍼니'가 한국에도 진출한 것이었어요.
이제 시작일 뿐인데 그는 예상보다 더 혼란스러워했다. 자신의 파우스트를 찾으려면
이제부터 준석은 지난 10년을 돌아봐야 한다. 돌아본다는 것에는 슬픔과 회한이 따른다.
행복했던 기억보다는 아프고 괴로웠던 기억이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진실은 후자에 더 많이 담겨 있을 것이고.
- 1장 10 _90
메이저 리그를 눈앞에 둔 스타 투수 준석이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이러한 사실들을 파헤쳐 나갑니다.
자신이 바랬던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의지였다는 것에 경각하면서요.
진실을 알려주기 위해 목숨까지 걸고 도와주던 여인의 아버지에게도 엄청난 비밀이!
후반으로 갈수록 결말이 너무 궁금한 거예요. 막 쫓고 쫓기고 으아앜ㅋㅋ심쫄 진짜ㅋ
반전의 반전도 있고 간만에 한국 소설을 긴장감 있게 읽었습니다.
거의 일본 소설을 많이 보면서 우리나라 소설이 고팠는데 뿌듯하네요~
주인공 준석이 야구를 하다 보니, 야구 경기 결과를 보면서 짜릿한 순간을 온전히 즐기지 못한 점과
곳곳에 나오는 괴테의 <파우스트>의 내용을 몰라서 야구처럼 미리 알고 봤다면 더 좋았을 텐데ㅠ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다양한 이슈의 사회적인 문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디테일한 설명으로 끌지 않아서 좋았어요.
이 부분은 호불호가 될 수도 있겠네요. 천억 원을 가졌으나 젊은 시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했던 사채의 마녀 할머니가 젊은 여인을 통해 남자의 은밀한 시선을 즐기며 만족하던 모습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세상 모든 것을 가졌어도 허전하고 허전한 그들만의 인형 놀이는 씁쓸하면서도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ㅡ가족도 외면한 진짜 그들은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있는 걸까요.
얼른 <파우스트>도 읽어 봐야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