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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촛불 - 3.1혁명부터 촛불혁명까지
손석춘 지음 / 다섯수레 / 2019년 3월
평점 :
요즘 '버닝썬'과 '장자연' 사건 뉴스의 댓글을 보면 다수가 불신을 담고 있다.
경찰도 못 믿고, 검찰도 못 믿겠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언급되고 있으니 말이다.
관심없던 나도 연일 보도되는 바람에 알게 되는 상황들은 불쾌감만 주었다.
이런 와중에 읽어서일까.. 소설 <100년 촛불>은 인상 깊게 다가왔다.
100년의 역사 속, 촛불처럼 자신의 몸을 헌신했던 수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1부, 녹두의 아우는 천도교의 손병희를 사랑한 기생 산월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독립운동을 앞둔 상황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난 사랑 이야기라고 할까..
숭고한 이미지로 미화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소설답게 아련하고 짠했다.
신념이라는 촛불을 가슴에 품은 이들의 이야기는 2부, 한놈의 선언
일제시대와 해방을 거쳐 3부, 촛불의 향기 최초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시절까지 이어진다.
유명한 의인과 열사를 포함하여 그동안 몰랐던 투사들,
언론조작과 탄압 등 암울했던 시대적 상황을 숨 가쁘게 풀어낸다.
중반쯤 되니 책을 놓기가 힘들었다. 그만큼 내가 몰랐던 이야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친일파의 후손에 대한 시선은 절대 곱지 않다.
숨기고 사는 사람도 꽤 많으리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조계를 비롯한 정치권과
기업에서 뿌리를 뽑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책에 나온 모든 사실을 무작정 믿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등장하는
친일파 인물들의 과거사는 결코 쉬이 넘겨지지 않았다.
수많은 고문 속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자신을 희생했던 분들이 지키고자 했던
대한민국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 진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 책과 동시에 <메이드 인 강남>을 읽고 있었는데
같은 대한민국이라고 보기엔 괴리감이 상당해서,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
<100년 촛불> 본문에도 언급된
영화 <명랑>의 대사가 속 깊이 와닿았다.
"아따 우덜 후손들이 우리가 요로코롬 개고생 한 걸 알랑가?"
"그걸 모르면 호로새끼들이지!"

두툼한 분량이지만 가독성이 좋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내 나라 대한민국의 100년을 돌아보며
일제의 만행에 울컥한 심정이 리뷰를 쓰는 이 순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앞으로 많은 것을 돌아보며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될 듯하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시점에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