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
곽미경 지음 / 자연경실 / 2019년 1월
평점 :
파란만장이란 단어가 떠오를 만큼, 일생을 자신의 의지대로 당당하고 멋지게
그리고 마지막은 소신과 의리를 지키며 눈을 감은 여인의 일생을 담은
<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을 읽었습니다.
여성들을 위한 백과사전 '규합총서'와 '청규박물지' 등을 한글로 저술하고
자동약탕기를 발명하고, 조선 최초의 대규모 차밭을 운영한 농장주이자
백화주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에 감탄하고 놀랐어요.
과연, 정말일까? 실존 인물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책을 덮을 때까지도 계속 맴돌아서 찾아봤더니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모두 실존 인물이 맞았습니다!
조선 시대에 여성으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영특하고 총명하기로 유명해서
시기 질투를 받은 건지 아니면 이 시대의 똑똑한 여성은 인정할 수 없었는지
나쁜 소문이 더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시집도 늦게 가게 되었는데, 자신의 맘에 드는 신랑을 선택해서! 가네요~
여기서 정조 '이산'과의 첫 만남이 나오는데 아련아련 열매가 등장합니다.
누구의 심쿵열매 인지는 안 알려드릴 거예요 ㅋ
빙허각의 공부에 대한 열의는 누구도 반하게 할 만큼 열성적이었는데
시집을 간 후에도 시댁의 후원(?)을 받아 더욱 정진하는 계기가 되고,
맏며느리로서의 집안 대소사도 아울러 멋지게 해내서 감탄 또 감탄.
이 많은 일들이 어떻게 다 가능한거죸ㅋㅋ
그녀는 모두를 행복하게 하고 모두를 매료시킵니다. 못하는 게 없어요.
심지어 활 쏘기까지 남편을 이겨버리는 장면에서는 읽다가 헐.. 했다니까요ㅎ
조선의 왕 '이산'의 애틋한 구애를 받는 장면과
죽을 때까지 그녀만을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사랑한
남편 '유본'과의 아름다운 여행담 등등은 달달함에 정점을 찍어줍니다.
아니 이런 사람 또 어딨냐며ㅋ
"부모가 준 이름이 이선정이면 네가 지은 이름도 있느냐?"
선정이 말을 잇기도 전에 건륭제가 호기심이 담긴 목소리로 묻는다.
"그러하옵니다. 제가 지은 이름은 빙허각이옵니다.
기댈 빙, 빌 허, 집 각
빙허각이온데 '허공에 기대어 선다'라는 뜻으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겠다는
각오를 담은 이름입니다."
- 연경에 간 선정 본문 중 -
모든 것에 당당한 태도와 총명함이 뛰어나서,
별빛을 담은 그 눈빛과 청아함을 담은 고상함이 아름다워서,
누구에게나 행복을 주고 마음이 따뜻한 여인이어서,
그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읽을 때는 안타깝고 짠-했어요ㅠ
빙허각, 그녀의 이름은 앞으로 영원히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의 여주인공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기회가 있다면 꼭 뮤지컬도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