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아이들 - 북한 어린이와 함께한 남북 의료협력 16년의 기록
김진숙 지음 / 북루덴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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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라는 말을 들으면 정치범 수용소, 탈북자, 고난의 행군이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팔과 다리의 가격>이라는 책을 최근에 읽으면서 더욱 끔찍한 북한 현실에 대한

이미지만 가득하던 차에 <평화의 아이들>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직접 16년간 북한을 오가며

어린이와 여성들을 위한 의료지원에 대한 기록이에요~

 

 

 

북한에 대한 많은 책들 중에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예전에 본 영상 때문이에요.

북한 주민들을 찍은 건데 몰카 같았어요. 많이 화면이 흔들리면서 꽃제비 아이들도 보였어요.

한 여성이 팔 다리를 침대(그냥 판자) 같은데 묶고 수술실로 들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촬영하던 사람이 물어봤어요. 어디 가 아프냐고. 그랬더니 맹장 수술을 받는다고 해요.

문제는 마취약이 없어서 마취를 안 하고 한다는 거예요. 얼마나 충격적이던지.

그 후로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은 몇 년이 흘렀어도 계속 떠올랐어요.



 

 

 

사진도 많이 들어 있는데, 아쉬웠던 건 평양같이 북한 쪽에서 보여주고 싶은 곳만 한정적으로

다닐 수 있었다는 거예요. 하지만 중심이라고 불리는 이곳에도 이 정도라면 다른 곳은

궂이 설명하지 않아도 상황이 어떨지는 상상도 안됐습니다.

김진숙 저자도 이 부분을 아쉬워하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ᅲ

 


홍 선생님은 대북 지원에서 유념할 사항으로 남루한 병원이라는 겉모습만 보고

미개한 나라처럼 인식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봉착한 경제난으로 장비를 교체하지 못했을 뿐 나름대로 신식 의료장비를 사용해왔고,

지식과 능력을 갖춘 인력도 충분하다. 그들의 요구 수준 또한 매우 높기 때문에 반드시

수준급의 장비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기대치와 열의는 상상을 초월한다.


아무리 하찮은 물건일지라도 아끼고 소중하게 정성을 다하여 진료에 임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지원하기로 결정한 부분은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저 외형만 크게 벌여놓고 뒷감당을 외면하는 형국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작지만 충실하고 신뢰받는 협력 사업이 되어야 한다."

 

북한 어린이의 바싹 마른 모습의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해서

직접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어요.

항상 아쉽고 매번 부족함을 생각하며 다음 지원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던 저자는 북한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합니다.

16년 동안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바뀌어가는 북한의 의료 상황이

자세히 기록되어있어서 이러한 기록의 소중함도 느껴졌습니다.


많은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았던 것은 '물감 사건'이에요.

북한의 한 병원 원장이, 병원 복도에 보건 교육 자료를 붙여놓고

환자들이 대기할 때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어요.

그런데 교육 내용 문구랑 그릴 사람까지도 모두 구했는데

제일 중요한 아크릴 물감이 없다는 거예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다 털어서라도 도와드리고 싶다는 저자의 말에

저도 울컥하더라구요. 책을 읽다 보니 내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모든 것이

그곳에서는 한 번 보기도 힘들고, 갖기도 어려운 것들이 많다는 사실에 안타까웠습니다.


 

최근 북한 철도 기사를 보면서 통일에 대한 생각도 해봤어요.

현실적으로 아직은 힘들고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북한의 많은 어린이들도 하루빨리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처럼

행복하게 웃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저자의 꿈은, 북미 정상 회담이 잘 성사되어 한반도의 봄이 오면

남편과 평양 찍고 베를린까지 가보고 싶다고 합니다.

저도 가보고 싶네요 ㅎㅎ


 

북한에 대한 민간단체의 자원봉사가 궁금하거나

의료 시설에 대한 현실을 알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저자의 따뜻한 마음도 함께 느끼실 수 있으실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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