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그녀 - 리턴
홍 기자 지음 / 찜커뮤니케이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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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많이 무거운 책이라 걱정이 앞섰습니다.

성폭력이나 가정 폭력 장면에서 리얼함을 넘어선 끔찍함이 느껴질까 봐 선택하기 전에

잠시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홍기자 저자의 표현은 그저 담담하게 상황을

설명해줄 뿐이라고 할까요. 크게 감정적이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심정이 더욱 도드라지게 느껴졌나 봐요.

 


 

미혼모, 정신병원, 가정폭력, 벗어나지 못하는 늪의 가난함..

그 속에서 끝까지 지켜내고자, 살고자 발버둥 치는 세 명의 여인이 있습니다.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

즐겁고 재밌는 책도 많은데 왜 나는 이렇게 어둡고 아픈 책을 선택했을까..

그것은 저 역시 그녀들과 같은 여성이기 때문일까요..

 

미혼모가 되어 홀로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고, 차가운 사회와 주변의 시선에

견뎌낼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 모든 것이 여자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된다는 내용은 아닙니다.

단지, 누구나 선택의 자유가 있고, 양심을 접고 포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억척스럽게 자신의 아기를 책임지고 혼신의 힘을 다해 키워내고자 발버둥치는

모정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아요. 참 답답할 정도로 말이죠.

 


"엄마, 엄마는 늘 불안하고 무서웠을 텐데 어떻게 살았어?"


'연우야, 살면서 만나는 많은 일은 안갯속에 있어.

명확하지 않은 그 속에 들어가서 부딪치며 일을 만나야 하는 경우도 있고

안갯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는 경우도 있거든.

그런데 살다 보니 원하지 않았는데도 안갯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일이 더 많더라.'   (p170)


 

친동생임에도 불구하고 언니에게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 부분을 읽을 때는

정말 어이가 없어서 기가 막혔어요.

참 쉽게도 말하는구나. 언니의 아픔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건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언니를 위해서라니..;;


 

처연한 안갯속 겨울비가 그려집니다.

겨울에 어울리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는 영화를

오랜만에 꺼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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