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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공민희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저자 앤지 토머스의 데뷔작 <당신이 남긴 증오>는 16세 흑인 소녀 '스타'가 주인공입니다.
인종차별을 몸소 겪었던,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요.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도, 지금의 우리들과는 너무 달라서 마음이 아팠어요.ㅠ
마약 판매와 총기 사건을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저자는 작가를 꿈꿨고
그 꿈을 결국 이뤘지만, 출간전 60번의 거절을 맛본 후 맺은 결실이었답니다.
2017, 18년 2년 연속
아마존에서 판매 1위를 기록!! 정말 대단하죠? ㅎㅎ
인종차별에 따른 혐오를 분명한 메시지로 전달하는 이 소설은 가독성도 좋습니다.
이제까지 몰랐던 그들의 문화와 '흑인 예수'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은 낯설기도 했지만
주인공 '스타'가 연이은 힘든 사건들을 겪으며 심적 고통이 미친 듯 분노할 때,
따뜻한 가족애로 감싸 안는 모습은 넘나 감동스러웠습니다.
그녀의 백인 남자친구 '크리스'도 흔들림 없는 사랑으로 힘이 되어줍니다~
솔직히 읽는 내내 백인 남친 크리스에 대한 믿음이 불안했던 저는 반성하고 있습니다.ㅋ
열두 살 때 부모님은 내게 두 가지를 가르쳐주셨다.
하나는 평범한 성교육이었다. (중략)
다른 하나는 경찰이 날 불러 세웠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엄마는 내가 그런 이야기를 듣기엔 너무 이르다고 화를 냈다.
하지만 아빠는 체포되거나 총을 맞는 데 어린 나이는 없다고 반박했다.
"스타, 경찰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아빠가 말했다.
"손이 보이게 하고 절대로 갑자기 움직여서는 안 돼.
경찰이 너한테 말을 시킬 때만 말하고." (p28)
힘든 사건 중 하나는,
'스타'가 친구 '칼릴'과 차를 타고 가다가 검문을 받게 돼요.
몸수색을 하며 마약을 찾던 경찰은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꼼짝하지 말라며 순찰차로 돌아가요.
순간 차 문 앞으로 걸어와 스타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는 칼릴.
ㅡ탕!ㅡ탕!ㅡ탕!!
부모님은 경찰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영리하게 처신하라고 가르쳤다.
경찰이 등을 돌리고 있을 때 움직이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다. (p30)
책을 읽던 저는 그대로 얼어버렸어요. 그냥 헐...
페이지를 펼친 그대로 한동안 그러고 멍 때린 거 같아요. 이런 어이없는 일이 또 있을까요..
그동안 뉴스에서도 많이 봤던 사건이지만, 그렇다고 절대로 익숙해지지는 않습니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왜 이러한 일을 당하고도 제대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걸까요.
무엇으로도 이 상처를 낫게 할 수는 없는데.. 어째서 지금까지도 반복되고 있을까요.
스타의 비명이 정말로 들리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약을 파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가 말했다.
"나도 그 일이 싫어. 진짜로. 하지만 엄마와 여동생이 굶는 걸 보는 건 더 싫어. 알아?"
"사람들이 칼릴을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건 안타까워. 정말 괜찮은 녀석이었는데.
언젠가 사람들이 진실을 알게 되면 좋겠어."
디반테, 칼릴. 둘 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들의 입장이었다면 더 나은 선책을 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아마 나도 폭력배가 되었겠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난 자리를 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르겠다. (p244)
스타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신과의 싸움을 결심해요.
그 자리에 있었던 단 한 명의 목격자. 그녀의 증언이 꼭 필요한 시점에서 말이죠.
스타의 유쾌한 친구들과 다정한 부모님,
편견도 두려워하지 않는 남친 '크리스'의 용기는
다소 무거운 주제 속에서도 짠한 감동과 미소를 짓게 만드네요.
소설이지만 실화인 이 책의 마지막은
ㅡ칼릴과 같은 수많은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ㅡ라는 문구와 함께
억울한 사망사건에 대한 실제 기록도 들어 있네요. ㅠㅠ
인종차별로 인한 억울한 죽음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빛나는 커플 '스타와 칼릴'이 끝까지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