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식 대담 - 좋아하는 것을 잘 만들면서 살아남는 방법
이용재 지음 / 반비 / 2018년 8월
평점 :
셰프들의 인기가 급상승한 덕분일까요.
요즘 셰프라는 주제가 나오면 저절로 눈이 가네요.
그래서 이번 주 선택한 책은 <미식대담> 입니다.
과연 무슨 내용이 들어있을지 매우 궁금했는데요.
음식 평론가 이용재 저자가 질문하면, 실무자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쓰여 있네요.
대화 형식 그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로 놀랐던 건, 원래 전공은 요리가 아닌 분들이 꽤 많다는 것이었어요.
불교학, 영화, 역사학, 기자, 사회학, 경영학 등등 번역하시던 분도 있고 ㅎㅎ
각자의 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음식에 대한 열정을 깨닫고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는 사실은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지나온 길을 잃지 않고 지금의 자리에서 응용하는 모습을 보니 멋지더라고요.
남들과 다른 경험들이 또 다른 경쟁력이 되었다고 해요.
두 번째로는 솔직하게 털어놓는 경제적인 고민과 자신의 이상을 지켜내기 위한 생존 과정이었어요.
'그 정도야?' 싶을 만큼 화려한 모습 뒤의 그들은 버텨내기 위한 힘을 쥐어짜고 있었습니다.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고, 좋은 음식을 재료부터 하나하나 선정하고 구입하는 과정은
어려움의 연속이었어요. 특히 한식은 다양한 재료의 특성상 더욱 어려워 보였어요.

권우중 셰프가 만드는 민들레 국수에는 토종 흰민들레가 재료인데
소량으로는 팔지 않았기에, 20배가 넘는 금액을 지불해서라도 구입했었는데
그나마도 나중에는 구할 수가 없었다고 해요. 그래서 메뉴 자체가 다 바뀌고 말았다고 합니다.
자신만의 요리에 자부심을 가졌던 셰프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좋은 음식을 만들고자 좋은 재료를 찾아내는 열정은 눈물겨울 정도였어요.

부제가 "좋아하는 것을 잘 만들면서 살아남는 방법"인데요
셰프, 파티시에, 쇼콜라티에, 바텐더, 주류 브랜드 매니저, 음식 콘텐츠 전문 에디터 등
12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보고 있자니, 치열한 삶의 전쟁터에 그들도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이러한 뒷이야기를 보기 전까지는 여유로운 셰프의 삶만 상상했었다죠..;;

다양한 음식 사진들과 매장의 인테리어, 작업 현장들이
모두 독창적인 모습이어서 눈도 즐거웠습니다.
등장하는 모든 분들의 사진도 들어 있답니다 ㅎㅎ
음식업에 관련된 분야로 창업을 준비하거나 소규모 자영업자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어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자료가 되어줄 정보가 많아 보였어요.
특히나 자신만의 색을 가진 개성 넘치는 메뉴라던가, 독특한 매장, 재료 선정 등등
크고 작은 실패 끝에 찾아낸 길이기에 값진 경력의 기록이 아닐 수 없네요.
끝으로,
오너 셰프들이 빚을 지고서라도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며,
용기 내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감동적이었습니다.
제법 쌀쌀하지만 멋진 가을에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멋진 셰프들과 그들의 음식으로 위로받았던 즐거운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