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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없는 남자 ㅣ 한국추리문학선 2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저번 달에 굿즈 받으려고 책을 많이 사게 되었는데요.
금액이 좀 모자라서 이것저것 검색을 하던 중에
신윤복이 일본에 건너가 샤라쿠라는 화가로 스파이로 활동한다는 내용의 책
<색, 샤라쿠>를 알게 되었어요. 설마 정말은 아니겠지? 이러면서
독특한 설정에 장바구니에 담을까 말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영화로 제작된다고 하네요. 배우는 누가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ㅎㅎ
그런데 운 좋게도 이 책을 쓴 김재희 작가의 신작
<표정 없는 남자>를 읽을 기회가 생겨서 얼마나 기쁘던지.
*
백화점 비누 매장에서 일하는 아이돌 외모의 준기와 우연히 만나게 된 김유진.
8살 연하남의 적극적인 대시를 받는 것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그의 다정한 매력에 매료됩니다.
떠날까 봐 온전한 마음을 다 주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유진을 보며 자신도 같은 심정이라고 하는 준기.
결국 그런 그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어요.
그런데 자꾸 휴대폰 내역을 보고 싶어 하고, 다른 남자에게 잠시라도 시선이 닿으면
폭력적으로 돌변, 질투하는 준기에게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프로파일러 감건호와 형사..
준기의 과거에 대한 비밀을 하나둘씩 알아가는 유진은 혼란스러워합니다.
준기는 자신 모르게 다른 남자를, 그것도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을 만났다며
집으로 찾아와 심한 폭력을 가합니다. 결국 그녀는 그와 헤어지기로 마음을 먹어요.
하지만,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따뜻한 감정과 사랑을 떠올리며
또다시 그의 간절한 사과와 애절한 호소에 휩쓸리고 말죠.. ㅠ
유진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버지의 자살에 대한 비밀이 있고,
준기 또한 그에 못지않은 어두운 과거의 비밀이 있어요.
충격적인 마지막은 남겨두겠습니다.
데이트 폭력에 관한 뉴스를 보면서 피해자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 봤었는데
읽으면서 유진에게 몰입되다 보니, 마치 제가 당하고 있는 느낌마저 들었다죠.
만약, 현실이라면... 으아... 생각만 해도 진짜 끔찍해요.
아이러니한 것은
그럼에도 준기라는 캐릭터가 정말 매력 있었다는 거예요.
왕따 당하던 여학생의 소망을 들어주고 같이 놀아주고 힘을 준다거나
비누 매장에서도 인기 최고예요. 누구나 돌아볼 만큼 잘생긴 데다 친절하고 다정하거든요.
유진과 데이트할 때도 막힘없이 리드하면서 분위기도 잘 맞추고 활발한 에너지가 넘쳐요.
흡입력이 좋아서 금방 읽었어요.
가슴 아픈 사랑이라고 해야 할지... 안타까운 사랑이라고 해야 할지..
섬뜩하면서도 먹먹한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부제가 '가을날의 들꽃 같은 사랑'이라고 하네요.
부제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간 어두운 소설을 좋아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2016년 <봄날의 바다>라는 소설도 만나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