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필요한 순간 -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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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중에 수학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쉬는 시간에도 문제 풀이에 열중하기 일쑤여서, 정말 그렇게 재밌어? 라고 물어보면

어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마냥 신기했다.

와, 수학을 재미있어하는 사람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나는 수포자였다.

지금도 수학에 관련된 건 가까이하고 싶지 않을 정도다. 특히 공식!! 보기만 해도 어지럽다.

 

이런 내가 수학책을 다 읽었다!


 

문과생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표지에 나온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수학 책' 이라는 말에 끌렸다.


나는 이 책을 진지하게 읽으면 어려울 것 같아서 최대한 재미를 탐(?)했다.

도형이나 수학 공식이 나올 때는 한눈에 들어오는 공식이 아닐 때는 과감하게

넘기기를 주저하지 않았건만, 저자의 흐름은 그대로 이어져서 좋았다.

공식까지 모두 이해하지 않아도 설명이 충분하기에 가능한 것 같다.




첫 부분에서 굴절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데

우리의 눈은 최단거리를 본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 거리와 바라보는 거리는 다르다.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긴 한데, 이것을 현실에 맞춰보면 꽤 흥미로워진다.


물에 빠진 아들을 구하러 가는 아빠의 거리가 예로 나오는데

보통은 급박한 상황이라 앞뒤 안 가리고, 눈에 보이는 데로 일직선으로 달려가게 된다.

하지만 수영등등 물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므로 모래사장으로 뛰어가는 편이 빨라서 좋다.

현실적으로 수학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이런 생각들이 저절로 나온다고 한다.

물론, 나는 직선으로 뛰어갔겠지만;; 하지만 이젠 거리 계산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는 이렇게 끝나지 않고 이어서 빛의 관점으로 이어진다.

같은 이론이라도 빛에 대입을 하면 또 다른 관점이 필요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이 추가로 필요한 것이다.

중간에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수학의 세계가 아닐 수 없었다.





수학적인 문제가 나올 때마다 수수께끼 맞추듯 너무 재밌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는 확률에 대한 게임을 소개하자면,


첫 번째 문제

달리는 자동차 앞에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 3명이 있다.

그런데 진로를 바꾸면 오히려 차 안의 5명이 죽는다.

이때, 당신이라면 똑바로 갈 것인가. 진로를 바꿀 것인가.


으아,,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아아아앙!

단순히 사람 숫자만 놓고 보면 건널목의 3명 쪽으로 직진해야 하지만

그러면 이 사람들은 모두 죽는 게 아닐까?

그렇다고 방향을 바꾸면 차에 탄 5명이 죽는다. 으어어어어!!!


두 번째

이번엔 나 혼자 차에 타고 있고, 건널목에는 할머니가 있다.

진로를 바꾸면 내가 죽고, 직진하면 할머니가 죽는다.

당신의 선택은?


여기서는 의외로 빠르게 답이 나왔다. 난 차라리 내가 죽겠다 ㅠ_ㅠ

도저히 할머니를 칠 수가 없을 것 같다. 무조건 두 눈 감고 핸들을 돌릴꺼 같음.


세 번째

이번엔 반대로 진로를 바꾸면 차 안에 3명이 죽고

직진하면 차 밖의 3명이 죽는다. 그런데 차 밖에 있는 사람이

여자 어른 둘과 아이 하나다.

차 안에는 남자 어른 둘, 아이 하나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네 번째

차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지만 직진하면 신체 건장한 사람이 죽고

진로를 바꾸면 몸이 약한 사람이 죽는다. 선택은?


다섯 번째

방금과 같은 상황이지만 둘 다 건장한 사람일 경우엔?


여섯 번째

직진하면 고양이 한 마리가 죽고, 진로를 바꾸면 사람 넷과 개 한 마리가 죽는다면?


일곱 번째

직진해도 4명이 죽고, 진로를 바꿔도 4명이 죽는다.

그런데 진로를 바꾸면 죽는 사람은 도둑들이다.

대부분 도둑을 죽이겠다고 생각하지만, 이들이 만약 가난해서 도둑이 된 거라면?


마지막 여덟 번째

진로를 바꾸면 4명이 죽는데 아이들이고, 직진하면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 죽는데

이들은 전부 노인들이라면?



이 게임은 MIT의 기계공학과에서 만든 게임이라고 한다.

놀라운 점은, 단순히 흥미 위주가 아닌 자율 주행 자동차에 들어갈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자율 주행 차에 대한 관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섬뜩함 마저 느끼고 말았다. 사람도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인데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정한다는 말인가.. 다수결도 문제가 많아 보인다.



책 내용을 소개하자면 정말 밤새도 모자랄 것 같아서

내가 제일 흥미롭게 봤던 것을 올려보았다.



저자는 옥스퍼드대 머튼 칼리지 교수이자 서울고등과학원 석학교수인 김민형 교수이다.

세계적인 수학자인 그는, 수학적인 이해력의 차이는 지능과 상상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총 7개의 강의로 나뉘는데, 나 같은 수포자는 몇 가지 게임을 먼저 풀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문제를 풀다 보면 어느새 수학에 빠져있는 경험을 할 것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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