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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매일 철학 - 일상의 무기가 되어줄 20가지 생각 도구들
황진규 지음 / 지식너머 / 2018년 6월
평점 :
재미있는 소설도 많은데 일부러 따분한 철학 책을 챙겨보다니..?!!
나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철학이라고 하면 막연히 무겁고 머리 아프게 느껴졌기 때문인데,
이 책은 표지가 한몫했다고 본다.
표지에 나온 사람 머리가 너무 웃겨서 부담 없이 선택했다.
밥 먹듯이 자연스러운 가독성에 톡톡 튀는 내용이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난 후 저자의 큰 그림에 넘어가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유는 맨 나중으로~ㅋㅋ
저자는 철학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홀딱 빠져서
'철학 오타쿠'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철학에도 오타쿠가 존재할 줄이야..ㄷㄷ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을 발견한 후, 회사도 때려치우고 꿋꿋하게 그 길을 간다는 것!
쉽지 않다는 건 안 봐도 뻔하다. 역시나 주변에서 수많은 반대를 했다고 한다.
나 같아도 분명 말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차고 넘치도록
저자의 철학 사랑을 느끼게 되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타쿠 인정합니닷!
전체적인 구성은 이러하다.
인생의 고민이 나오면, 그에 적절한 처방 철학이 나온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왜 그렇게 삐딱하냐?", "왜 그렇게 부정적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네, 니체의 '힘의 의지'를 알면 가능합니다.-
-노력한다고 달라지는 게 있나요?-
"네가 정말 최선을 다해 본 적이 있어?", "노력은 해봤느냐?"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네, 마르크스의 '역사 유물론'을 알면 답을 줄 것입니다.-
-생각하고 말해야 하나요?-
"넌 생각을 하고 말하는 거니?", "생각하고 말하라!"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네, 소쉬르의 '랑그'를 알면 됩니다.-

총 20가지인데, 질문에 공감 가는 것이 많아서 저절로 집중이 되었다.ㅎㅎ
어려운 부분까지 깊게 파고 들지는 않는다. 그 부분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깊게 파고 들어가서 이론으로 무장되었다면 나는 읽다가 포기했을 것이다.
삶에 대한 인생 고민이 제시되면, 철학적인 답변이 나오고
그 뒤에 2~3장 정도, 못다 한 철학자의 '아는 척 매뉴얼'이 나온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기는 하지만 머리 아플 정도는 아니라서 안심했다.

나처럼, 철학 책을 한 번쯤은 읽고 싶었으나 엄두가 안 났거나
넓지만 얕게 배우고 싶다면 딱 좋다고 생각한다.
한번 봤다고 다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와닿는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았다.
삶 속에 철학이 숨어있었고, 그 철학을 앎으로써 생각이 깊어져 갔다.
진지하게 읽기 싫어서 선택한 책인데 자연스럽게 진지해졌다(?)
이제 마지막으로 첫 머리에서 말했던
저자의 큰 그림이 무엇인지 밝히고 마무리하려 한다.
이제 마지막 장을 덮으시려는 지금,
이 책에 숨겨둔 작은 비밀을 하나 알려드려야겠어요.
여러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ㅇㅇ ㅇㅇㅇ 전반을 공부했어요.
정확히는 근대부터 탈근대(현대)까지의 서양 철학사 전반을 공부했지요.
데카르트부터 들뢰즈까지, 서양 철학사의 굵직한 철학자와 그 사유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다 배운 셈이에요.
-에필로그 中-
ㅇㅇ ㅇㅇㅇ 이 무엇인지는
이 책을 읽으려는 분들에게 여흥으로 남겨둬야겠다.
(설마 스포는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