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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타나의 꿈 - 레이디 랜드 속으로
베검 로케야 사카와트 호사인 지음, 암리타 셔 길 그림, 선자연 옮김 / 체리픽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자유를 억압당한
인도 여인들의 유토피아를 만나다.

세계 여성의 날 "성차별과 성폭력이 없는 세상"을 외치던 지구촌 여성들의 기사를 보았다.
각국의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양성평등과 여성 존중 그리고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고 씁쓸했다. 아직도 세상에는 많은 여성들이 고통받고 있다.
'명예살인'이란 단어를 들어봤는가.
UN 인구 기금에 나온 통계를 보면 매년 5천 건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그중 1천여 건이 인도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2013년 자료인 것을 감안하면 2018년 현재는 어떠할지 짐작조차 어렵다.
성별을 나눠보았더니 여성이 월등히 많았다고 한다.
작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에는 인도의 13세 소녀가 자신의 친아버지의 손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당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원인은 그의 딸이 또래의 남자아이에게
친절하게 대했다는 것이다. 딸의 그런 행동이 가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살해했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현대 사회를 사는 지금, 아직까지도 신분계급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어린 소녀부터 수많은 여성들이 목숨을 잃다니..
이러한 나라이기에 더더욱 여성 작가가 쓴 페미니즘 소설이
과연 어떠한 내용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 베검 로케야.
그녀는 인도의 사회 개혁가였다.
무려 100년 전에 말이다.

'술타나' 는 주인공 소녀의 이름이다.
'여성 술탄'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술탄' 이란 정치적 지배자를 말한다.
어느 날, 꿈에 사라 이모가 나타나 그녀를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도착한 곳은 '레이디 랜드'
그런데 어디를 가도 남자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현명한 여왕이 통치하는 레이디 랜드에서는 여자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사회적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해 나간다.
대체, 남자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라 이모의 안내에 따라 술타나와 함께 이 기묘한 세상을 구경하다 만난
남자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통쾌한(?) 기분도 들고, 우습기도 하다.
태양광을 이용한 기구라던가, 빛을 이용한 무기가 나오는 부분에선
그 시대에 어떻게 이런 걸 창작해 냈을까 싶어 감탄이 절로 나왔다.
몽환적인 분위기와 과하게 꾸미지 않은 문장들이
담백하지만 흥미롭게 이야기를 이끌고 나간다.
그래서일까. 나 역시 술타나와 함께 하는 여행이 즐거웠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푹 빠져 책장을 빠르게 넘겨갈 즈음,
어느새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게 되었다. 아쉬웠다.
지금도
그곳에서 보고 느꼈던 감정들이
묘한 여운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