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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 - 듣도 보도 못한 쁘띠 SF
이선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5월
평점 : 
어릴 때 이후로
내 상상력을 이렇게나 100% 가동해본 적이 언제였더라.
'행성 감기'를 읽으면서 풋풋함과 신선함에
그리고, (소군)들의 귀여움이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상상력이 없는 사람이 스토리만 읽으면 노잼일 것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존잼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신의 상상력을 시험해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표지에 있는 그림을 보고 귀여운 그림이 들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마지막까지 단 한 장의 그림도 나오지 않는다.
어찌 보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점이지만
그것은 이 책의 진정한 묘미를 몰랐을 때 이야기다.
처음부터 라비다 행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라비다인의 외모와 그들의 유일한 식량인
(소군)의 귀요미 터지는 행동들에 그저 멍할 뿐이었다.
어느 정도 예측되는 부분이라면 쉽게 상상이 가지만
거의 창작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초반 몇 페이지는 조금 당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세히 묘사가 되어 있어서
충분히 나만의 캐릭터를 그려볼 수 있으니까.
초반 라비다 행성의 식량난에 대한 부분이 끝나면
지구인의 이야기가 나와서 한시름 놓게 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읽게 되는데
내용이 진지하면서도 재밌다. 그리고 언제나 (소군)들은 귀엽다~
소군이 상품화되어 나온다면 난 사고 말 것이다! ㅋㅋ
어느 날 라비다 행성에 원인모를 감기가 발생하면서
유일한 식량 (소군)이 줄어들어 식량난이 닥치자,
궁여지책으로 하나의 육체를 여럿이 나눠서 사용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육체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에 조금은 놀랐다.
하긴, 그 외에 놀랄만한 이야기들은 많다. 읽는 독자의 상상력과 더해지면
엽기적이기도 하고, 혹은 웃기기도 하며, 진지하기도 할 것이니
언급은 안 하는 게 좋을듯하다.
농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진짜 전문가인 줄 알고
외계 행성에 데려가면서 생기는 스토리인데,
읽다 보면 내가 지구인의 입장에서 읽고 있는 건지
외계인의 입장에서 지구인을 보고 있는 건지
모호할 때도 있다. 이것은 나에게 조금은 독특한 경험이었다.
라비다인과 지구인의 좌충우돌 아웅다웅 투닥투닥을 보다가
한 번씩 터지는 웃음이 나는 좋았다.
데라비다인 우쿠부지는 순수 라비다인인 띵을 존경하면서도 질투했다.
띵의 코는 들창코였고, 콧대는 존재 여부가 불확실했으며,
자신의 존재를 찾기 위해서인지 지나치게 허공으로 향해 벌름거렸다.
왼쪽 눈과 오른쪽 눈 사이는 지나치게 멀어서 서로가 서로를 잊을 정도였고,
이마는 광활했고, 얼굴형은 넓적하고 몸과 균형이 맞지 않게 컸다.
우쿠부지는 띵의 이러한
잘생긴 외모가 부러웠다.
나는 이 부분을 읽기 전까지 생각했던 '띵'의 외모가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기에 살짝 멘붕이 왔었다.
작가님아 이거 너무한 거 아냐?ㅋㅋ
지구인인 나와는 전혀 다른 기준과 생각을 가진
라바다인의 착하디 착한 심성과 귀여운 (소군)들을 만나게 되어
정말 기뻤고, 아마 내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 같다.
(소군)들의 귀여움은 쁘띠 SF라는 이 소설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직접 읽어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이 조그맣고 귀여운 생명체들의 매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