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D현경 시리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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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요코야마 히데오

 

 

 

7일 만에 막을 내린 쇼와 64년은 새로 찾아온 헤이세이에 밀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신기루 같은 해였다. 하지만 분명히 존재했다. 범인은 그 쇼와 마지막해에 일곱살 소녀를 유괴, 살해한 뒤 헤이세이의 새로운 세상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64는 맹세와 다짐의 기호였다. 이 사건은 헤이세이 원년의 사건이 아니다. 반드시 범인을 쇼와 64년으로 데려와 무릎을 꿇리겠다.

(p68)

 

D현경 홍보담당관 미카미는 가출한 딸의 흔적을 찾기에 애쓰고 있다. 딸 아이와 같은 연령대의 신원미상의 여학생 사체가 발견되자 정신없이 달려가는 미카미와 미나코. 그러나 아유미가 아니었다.

그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사과에 있던 형사. 그러나 인사이동으로 다들 싫어하고 꺼리는 홍보실로 옮긴다. 그의 역할은 경찰의 수사과정과 결과를 조율해 언론에 알리는 일. 그러나 수사에 방해받지 않으려는 경찰 측과 사실 그대로를 실시간으로 알기 원하는 신문사측과는 언제나 충돌이 있다. 그는 원치않는 인사였고 하시라도 형사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나름 '창문'의 역할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한다. 그러나 석달전 딸 아유미가 사라지고, 아내 미나코와 정신없이 찾아다닌다. 한달전 연속해서 걸려온 소리없는 전화가 아유미라고 확신하는 미나코는 한발자국도 집에서 나가지 않는 상태이다. 그 와중에 청장님의 64사건의 유족을 방문하는 일정이 잡히고 미카미는 홍보담당관으로서 그 일을 원만히 처리해야 하는 입장에 서 있다.

왜 갑자기 64 사건을 상기시키는 걸까? 14년전 쇼와 64년에 일어난 유괴 살인 사건. 이제 1년만 있으면 공소시효가 지나 버린다. 지지부진한 수사과정을 독려한다는 것이 표면상의 이유였지만 사실은 도쿄측 경찰과 지방경찰의 세력 다툼의 일환이었다. D현경의 수뇌를 도쿄측 사람으로 세우려는 계획에 D현경 형사들은 반발하고, 그 사이에서 형사로서의 신의와 현재 있는 위치에서 갈등하게 되는 미카미.

 

마음이 울렁였다. 아카마의 말에 새로운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 아라키다의 말도 아스라하게 느껴졌다. 그 어느 길도 택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조직 내부의 권력 다툼에 정의나 불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찰 개개인이 맡은 자리는 엄연히 존재한다. 파출소에는 파출소의, 형사에게는 형사의, 홍보실에는 홍보실의 정의와 불의가 존재한다.                    (p438)

 

일은 점점 이상하게 꼬여만 가고, 언론과의 충돌도 파국으로만 치닫는데, 64사건의 새로운 단서가 발견되기 시작한다. 무의식적으로 단서를 쫓는 미카미. 이제 자신이 무엇을 위해 행동해야 하는지 깨닫고 그의 신념대로 나가기 시작한다.

 

지난 여덟달 동안의 자신과는 달랐다. 어제를 계기로 달라졌다. 꼭두각시의 실을 끊고서 D현경 홍보담당관으로 '바깥'과 마주보고, 자신이 믿는 바대로 직무를 수행했다. 내일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을 위해 오눌이란 시간을 썼다.형사의 옷고, 살갗도, 피와 살도 한점 남김없이 버렸다. 본적을 잃었지만, 그러고 나서야 지금 이곳에 발붙이고 있다는 사실의 중요성을 깨달앗다. 눈앞의 현실을 보지 않고서는 다음 현실을 볼 수 없는 것이다.              (p487)

그러다 그만 64모방 사건이 발생한다. 14년전과 똑같이 한아이가 납치,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오고, 똑같은 방법과 장소로 전달과정을 범인이 요구한다.

64사건의 진범을 잡으려는 경찰의 추적이 시작된다.

 

 

14년전의 유괴 살인사건을 둘러 싼 경찰의 미스테리 수사와 그 사이에 존재하는 경찰내부의 알력등을 심도감있는 상황묘사로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가 12년간 기자로 활동했었던 이력이 있어서인지 경찰과 기자간의 묘한 줄다리기 싸움을 특히 잘 묘사해 내었다.

전체적으로 미카미를 중심으로하는 심리변화와 사건변화가 주된 내용이었기에 지리하게 느껴지는 진행과정이기는 했다. 책의 중후반에 가서야 모든것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한꺼번에 봇물처럼 실마리들이 터져나온다. 그렇게 일시에 터쳐나오기 위해서 꽉꽉 막아놓은것처럼 답답한 진행이었나 보다.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짜임새 있는 구성과 연결이라고 말할수 있겠지만 앞의 부분이 너무나도 지루해서 뒤의 박진감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다. 조금 더 완급 조절을 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미카미의 딸 아유미의 행방이 끝까지 궁금한채로 남아있다. 물론 똑같이 딸을 잃은 마음을 표현하는 면에서 그런 조건을 부여한 것 같지만 이왕이면 마지막에 어떤 약간의 실마리라도 보여주었다면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바램이 있다.

궁금증을 못 참는 독자로서의 작은 희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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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 클럽 단비청소년 문학 3
존 레키치 지음, 서은경 옮김 / 단비청소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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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존 레키치

 

 

 

 

고통은 언제나 그의 친구 (또 다른 고통)를 동반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루저클럽을 만들기로 했다.        (p6)

 

루저의 의미는 무엇일까?

단어 의미 그대로라면 어떤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자. 패배자라는 의미일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쟁에서 진것일까?

인생이라는 삶의 현장의 경쟁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아직 죽을때를 맞이하지도 않은 이제 막 피어나는 학생들에게 왜 벌써 루저의 꼬리표가 붙어 다니는 것일까?

타고난 환경이 남보다 조금 힘들고, 신체적으로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출발점부터 왜 루저이어야 하는가?

 

마셜 매클루언 고등학교에서 제리 위트먼은 언제나 루저들을 괴롭힌다. 정해진 상납일에 돈을 가져다 주지 않으면 일주일내내 그에게 고통을 당한다. 윈스턴 챙도 그중의 하나다. 그는 남보다 상당히 작은 키에 여리여리하다. 언제나 제리에 의해 자신의 사물함에 갇히기 일쑤이다.

매니 크랜들은 남들보다 뚱뚱한 몸집으로 제리에게 놀림을 당한다. 툭하면 점심시간에 도넛이 날아오곤 한다.

나 알렉스 쉐어우드도 제리의 입장에선 루저이다. 언제나 목발을 짚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알렉스에게만은 직접 고통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친구들에게 고통을 주면서 알렉스를 누르려는 모습을 보인다.

알렉스는 자신의 돈을 조금씩 몰래 아이들에게 빌려줌으로써 제리의 횡포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구세주 쉐어우드"라는 별명이 붙었다.

어느날, 참다못한 나 알렉스는, 제리 위트먼에게 도전장을 낸다.

엘비라 멈포드 기구에서 주최하는 크리스마스 전구 달기 대회에서 알렉스 편이 우승하면 다시는 돈을 뺏거나 괴롭히지 않기로, 그대신 제리 편이 우승하면 알렉스가 상납금을 빌려주던 일을 그만 두기로 한다.

제리측은 부동산업자인 아버지의 도움으로 착착 진행되지만 알렉스 측은 여전히 힘들다.

옆집 괴물 해리 베이즐리가 알렉스의 도움으로 세상과 단절된 삶에서 바깥으로 나온뒤 크리스마스전구만들기를 도와준다.

뭔가 일이 착착 진행되는 순간 밤새 제리네 패거리들이 와서 장식을 모두 부셔버린다.

엎친데덮친격으로 해리도 어느날 사라져 버린다. 이제 루저들에게는 아무 희망도 없이 지쳐만 간다.

 

세상 어느 학교나 약한자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는 가보다.

왜 사람들은 자신보다 힘으로 밀리는 자들에게 군림하려는 걸까?

자신이 가진것은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선택되어 진 것인데, 마치 자신의 능력인 양 떠드는 이들때문에 많은 평범한 아이들이 즐겁지 못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들은 편부모이거나. 날 때부터 장애를 가진 사람들, 그리고 후천적으로 질병을 갖게 된 아이들이다. 그것이 그들의 선택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루저라고 칭해버리고 루저로 만들어버리는 현실이 비단 어느 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루저들이 힘을 합쳤다. 그들의 작은 소망을 모아모아 어쩔수 없는 관계를 끊으려고 한다. 그들에게는 어쩌면 너무나 큰 용기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이상은 당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그들의 한곳으로 집중시킨다.

그들의 이런 용기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역할을 했다. 루저들 내부에서 스스로 일어난 힘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스스로를 루저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인생에서의 루저는 아님을 안다.

그들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또렷이 알고 있다.

 

"어째서 루저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거지?"

"가끔은 아무 말도 필요 없을 때가 있더."

윈스턴이 말했다.

윈스턴이 옳다. 때로는 그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p359)

 

제리의 끝없는 괴롭힘을 보면서 그의 부모는 이 사실을 알까 하는 생각을 책을 보면서 했다.

책 말미에 나오는 그의 아버지의 발언을 보면서 또 한번 문제부모는 있지만 문제아는 없다는 진실을 깨달으려 한다.

 

제리의 아버지는 처음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곧 그는 야유를 퍼부으며 "그게 바로 루저들이 하는 말이야. 나는 네 탓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더 크고 똑똑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덧붙여, "불만 있냐?" 라고 말했다.       (p349)

 

자신이 남보다 약하다고 못났다고 생각하는 십대들이여.

자신의 삶을 겁쟁이들에게 맡기지 말았으면 한다. 내 삶의 주체로서 건강하고 자신있게 세상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남들이 정하는 루저는 결코 루저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책인데도 불구하고, 활자체가 상당히 커서 처음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용인줄 알았다.

활자가 크다보니 36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되다보니 첫눈에 그만 부담이 되기도 한다. 활자가 조금만 작았다면 조금더 얇은 책이 되었을 텐데...  내용상 굳이 고등학생이 되어 읽지 않아도 되기에 독자에게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어린학생들을 위한 배려로 활자를 크게 한것일까?

출판자의 의도는 잘 모르겠다.

한가지 더는 여기에 일일이 기록은 해두지 않았지만 오탈자가 너무 많았다. 띄어쓰기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것도 많았고... 세심한 검토가 없었음이 아쉬웠다.

번역도 조금 아쉬웠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문장의 끝맺음 형식이 다소 딱딱하고, 때로는 책을 겉돌게 만들게 했다.

좀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번역체였으면 좋겠다.

그에 비해 표지 그림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전체적인 내용을 읽고 보면 표지가 얼마나 자세히 표현되어있고 내용을 잘 간추려 놓았는지 알수 있다. 아마도 그림을 그린 사람이 완벽하게 책을 읽었음을 느낄 수 있는 표지그림이었다. 

그래도 내용은 청소년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으로 여러가지 흥미요소들을 두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 가고 있다. 다만 첫 전개부분이 느려서 조금은 지루했던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도대체 선생님들은 뭐하고 있는 것일까?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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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나의 불행 너에게 덜어 줄게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4
마르탱 파주 지음, 배형은 옮김 / 내인생의책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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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마르탱 파주

 

 

 

제목이 충격적이다.

나의 불행을 너에게 준다니. 이런 나쁜 일이 어디 있을까?

이런 내용을 담은 청소년 소설이라니...

원제도 잘보면 (프랑스말을 모르긴 하지만 영어 철자와 비슷해서 추측해보면) <부적응자클럽> 이다.

 

나와 바카리 (수학과 물리에 미쳐 있다), 에르완 (무엇이든지 기가 막히게 만들고 고친다), 프레드(전자기타를 치고 노래를 만든다) 

이렇게 넷은 "우리 대 나머지 세상 정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세상에 만만하게 하나 없는 아이들이다. 이들은 부적응자클럽을 만들고 본부도 정해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며 지내고 있다.

나는 가끔 잠옷차림으로 진료를 보는 아빠와 단둘이 살며 영화를 좋아한다.

 

내가 예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예술이 슬픔으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비관적인 영화를 만든다고 해도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낙관적인 자세와 열정이 필요하다. 마음에 드는 역설이다.    (p13,14)

 

이들이 무엇때문에 부적응자인지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다.

다만 그다지 눈에 띄지도 않고, 학교 생활을 주도 하지도 않는 아이들임엔 틀림없다. 때로는 왕따도 당하나 보다.

어느날, 에르완이 집으로 돌아가던 길, 아이들에게 두들겨 맞았다. 그 일로 네아이들의 세상에 대한 분노는 점점 커지게 된다.

 

인생이 언제까지나 힘들것만 같았다. 우리가 섬세하고 연약한 탓에 남들보다 상처를 더 많이 받는 것만 같았다.    (p46)

 

에르완은 마침내 그들의 불행을 평등하게 나눠주는 기계를 발명하기로 한다. 불공평한 세상에서 흐름을 바꿔 모두 공평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런 기계가 가능할 리 만무하다. 그러나 에르완은 미친듯이 그 작업에 돌입하고 친구들은 그런 에르완을 불안하게 바라본다. 결국 기계는 완성되고, 모두들 그 기계를 학교에 설치하기에 이른다.

 

학교라는 곳은 모든 아이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나 어느나라 든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아이들에게 집중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 사이 조금 다르고, 조금 여린 아이들은 그들 사이에서 밀려나게 되고 설곳을 잃게 된다.

이들을 중심으로 이들의 주체적인 생각을 중심으로 책의 구조는 돌아간다.

이 책은 상당히 철학적이다. 상당히 심오한 내용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미트리다트 왕의 이야기도 그렇고, 에르완의 기계가 또 다른 폭력성의 발현이라고 말한점도 그렇다.

나, 마르탱(저자의 이름과 동일하다)의 아버지가 그들의 불행에 대해서 하는 말도 깊은 의미가 있다.

 

행복과 불행을 평등하게 나누어 주는게 딱 하나 있구나. 바로 시간이지 두고보면 알게 될 거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십대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어른이 되는 건 아니거든. 정말 재미있는 걸 만들어 내는 애들은 제일 괴짜인 녀석들이지. 물론 시간이 걸릴테고 쉽지는 않을거야. 하지만 결국엔 그렇게 되더라고.       (p104)

 

그들은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그들이 증오하는 대상의 방식대로 살지는 않는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방식이 있다.

 

학교생활이 다시 시작되었다. 가슴 뛰는 일 같은 건 늘 그랬듯이 별로 없다. 인기 좋은 애들은 줄곧 인기가 좋고, 부자인 애들, 즐거운 애들, 건강한 애들, 공부 잘하는 애들도 여전하다. 우리도 여전히 좀 이상한 애들이다. 하지만 다 그런거다. 우리는 부적응자 클럽이고 그게 우리한 테 어울린다.     (p106)

 

 

 

흔히 청소년 소설이라면 글밥이 많고 내용이 길기 마련인데 이 책은 상당히 짧게 구성되어 있다. 글밥으로만 봐서는 초등학교 3-4학년 용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내용 그에 비해 상당히 어렵다. 전체적인 길이가 짧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고, 작가의 표현이 상당히 어려운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름 시적으로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도 많았다. 다만 번역자가 그 묘미를 십분 봘휘하지는 못한듯 하다. 원체 문장이 어렵게 구성되어 있기에 그것들을 연결하는 말들은 쉽게 매끄럽게 끌어주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짧은 데도 불구하고 죽죽 읽어내려가지는 못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하나 더 읽어 보았다.

길게 써서 주제를 밝히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내용이 너무 짧아 전후 관계가 이해 안되고 사건이 그리되기까지의 정서적 동의가 이루어지는 힘들지만 생각을 많이 하게하는 작품이기는 했다.

아마도 저자의 특이한 이력들이 이런 책을 쓰게 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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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츠 러브 살림 YA 시리즈
김혜정 지음 / 살림Friends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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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혜정

 

 

 

중학생 딸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음을 솔직하게 말해주는 딸아이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솔직한 자세는 건강하다는 증거. 그럼 남자친구와 사귀는 것을 웃으며 받아주어야 하나, 엄마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무언의 압력을 가해야 할까, 아님, 중학생이 무슨소리냐고 혼을 내주어야 할까?

이런 시기에 보게된 책 <레츠 러브>는 나의 이런 고민을 조금은 덜게 해 준 책이 었다.

 

석준, 우진, 나 태민은 중학교에서 같은 반이 되며 엇비슷한 키로 친해진 친구들이다. 석준은 전교1등을 도맡아 하는 우등생, 우진이는 동네에 큰 슈퍼마켓집 아들인데, 공부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나는 위로 누나 둘이 있는 말 그대로 평범한 학생이다.

중학생이 되면서 아이들은 한 둘 씩 커플이 생기고, 서로서로 기념일 등을 챙기며 선물을 주고 받는 모습이 처음에는 짐짓 관심없는 듯 모른 척 했다. 그러나, 이들도 아직 한번도 여자친구를 사귄지 못함을 아쉽게 여기고 누가 먼저 여자친구를 사귀나 내기를 하게 된다.

 

모두들 자신이 먼저 사귀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하지만 그리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중에서 석준이는 조금 뚱뚱한 몸집에 아는 지식을 설교하듯이 늘어놓는 버릇때문에 가능성이 가장 없을 거라고 여겼지만 의외로 제일 먼저 박민지라는 여자친구를 사귀게 된다. 그러나 박민지가 그다지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부모님은 석준의 성적이 떨어질 것을 염려하며 꾸중을 하신다. 그래도 석준이는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을 좋아해주는 여자친구가 있음에 기뻐하며 꿋꿋하게 만남을 유지한다.

뒤이어 우진도 1학년 동생을 사귀게 된다. 우진의 연애방식은 물질공세였다.

나 또한 독서신문발표를 위해 같은조가 된 주효림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같이 발표 준비를 하면서 효림에게 있는 상처를 알게되고 좋아하게 되지만 고백할 기회를 찾지 못한다.

그러던중 아빠는 다니던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하게 되고 나도 결국에는 효림이에게 고백을 하지만 거절을 당하고 만다.

 

아빠는 이십년을 넘게 다닌 회사에서 퇴직을 당했고, 지민 누나는 지원하는 회사에서 수도 없이 떨어졌다. 내가 원한다고 해서 상대도 나를 원한다는 보장은 없다. 아마 나이가 들면, 나도 거절당하는 일이 더 많아질지도 모른다.                (p260)

 

석준이는 계속 성적이 떨어졌다. 자신도 부모님께 야단 맞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계속 성적이 떨어지자 민지와의 만남을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어른들은 공부를 잘하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더 많을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내가 보기에는 공부를 잘하고 똑똑할 수록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p127)

 

결국 석준이는 가출을 감행하고, 우리는 석준이를 찾아나선다.

 

 

 

나의 학창시절때는 이성친구를 사귀는 것 자체가 학생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중 하나였다. 만날 기회도 적었고...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달라진것 같다. 굳이 이성친구가 아니어도 남학생과 여학생이 편하게 어울리며 자연스러운 친구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조금 감정이 달라져 특별한 사이가 되는 경우도 있고...

이 모든 과정이 상당히 자연스럽다.

이런 점에 있어서 작가가 이 이야기를 쓴 목적은 확실하다.

담임선생님의 입을 빌린 작가의 말이다.

 

동성친구는 여러 명과 친하게 지낼 수 있지만, 이성친구는 딱 한명만 사귈 수 있잖아. 남자아이들은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여자들이 얼마나 섬세한지 알수 있을 거고, 여자아이들은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남자의 단순함을 배울 수 있을 거야.         (p95)

 

단순한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냐. 여자들은 보통 한 가지를 깊게 생각하는데 때로는 그냥 남자들처럼 보이는 그대로 쉽게 받아들일 필요도 있거든. 그러니까 서로 사귀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차이를 이해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다는 거지.          (p96)

 

 

난 딸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내지는 않았다. 박수 치며 반기지는 않았지만 그 시간과 추억을 소중히 여기라는 말은 해주었다.

나도 석준이의 부모님처럼 성적이 떨어질까봐 걱정이 되는건 사실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는 소중한 느낌과 좋아하는 누군가를 배려하고 위해주는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점에서 이 또한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성친구를 사귀는 것은 여러 인간의 관계맺음중의 하나이다.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친구들 간의 관계, 선생님과 학생간의 관계 등 여러가지의 관계 맺음이 있는데, 이성친구 관계만큼 재밌고 또 그만큼 어려운게 없다. 때로는 사랑스럽고, 설레고 생복하지만 이는 금세 잔인하고 끔찍한 관계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애의 과정속에서 나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애는 모든 인간관계의 확장판이다. 그러니 십대들이여, 부디 연애를!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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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조미료로 通하는 나만의 요리
권향자 지음 / 꿈꾸는사람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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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권향자

 

 

 

아줌마들 사이에서 통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남편이 하도 자신이 만드는 음식이 맛없다고 해서

하루는 화학조미료를 몰래 넣었단다.

그랬더니 바로 이맛이라고 했다나?

 

그만큼 우리는 각종 조미료와 화학첨가물에 익숙해져 있다.

키위향이 진짜 키위가 아니고, 딸기향이 진짜 딸기가 아닌데

우리는 너무나 오랬동안 그것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것이 진짜인 줄 알때가 많다.

 

화학 조미료가 없으면 감칠맛이 나지 않을까?

아닐것이다.

우리가 그 맛에 익숙해서 그렇지

재료 본연의 맛을 찾고 즐길 줄 안다면

천연조미료만으로도 훌륭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가르쳐 주고 있는 각종 쳔연 조미료를 이용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보자.

 




 

먼저 조미료에 기본이 될수 있는 재료를 말려 가루로 만들어 사용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멸치, 다시마, 건새우, 표고버섯등을 가루내어 필요할때만 쓰면

정말 좋은 천연 조미료가 될 수 있다.

 

 



 

흔히 잘 쓰이는 소스들의 배합비율도 나와 있는데,

그중에서 초고추장과 겨자소스는 우리집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

이때 까지는 시판되는 제품을 썼었는데,

레시피대로 한 번 만들어 두어야 겠다.

 

 

그리고 각종 육수와 필요한 양념장을 만들어 놓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다.

멸치, 다시마, 가다랭이 육수와 고추기름, 맛간장, 들깨즙이 설명되어 있다.

이중에서 나는 맛간장을 한번 만들어 보았다.

 

 





양파 1개,마늘 5톨, 생강 30g 에 통후추와 물 2컵을 붓고 1컵이 되도록 만든다.

 





졸아든 국물에 간장 1.8L, 청주 1컵, 맛술 1/2컵, 설탕 500g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다 끓으면 레몬과 사과 각각 2개를 얇게 썰어 간장에 담는다.

그대로 8-10시간을 둔뒤,

걸러서 냉장 보관한다.

 

실제로 약간 달짝지근 하면서 과일향이 밴 맛간장이 만들어 졌다

이제 각종 요리에 이용만 하면?  ㅋㅋ

 

 

이 책에서는 특히 한가지 재료로 두가지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코너가 소개 되어 있다.




 

무 한개를 가지고 쇠고기무국롸 무곤약조림을 만들 수 있고,

 



 

새송이 버섯으로 조림과 부침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요리 수업을 하면 레시피로 쓰여있는 재료를 준비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하지만 요리는 정해진 수학공식 같은 것이 아니다.

요리는 '응용'과 '활용'이다,

요리의 기본을 익혀 재료를 자유자재로 바꾸어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부추잡채에 들어가는 부추대신 피망을 넣으면 피망잡채로,

토장국을 기본으로 배우면 주재료만 바꿔 시금치를 넣으면 시금치토장국,근대 토장국.

이렇게 쉽게 변화를 주면서 계절에 따른 제철요리도 쉽게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바로 요리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서문에서-

 

 

 

책에 나와 있는 여러가지 음식중

아이들이 좋아하는 육류 위주로 두가지 음식을 만들어 보았다.

 



 

차돌박이 부추무침.

우리집은 차돌박이를 무척 좋아하는데

기름기가 워낙 많다보니 약간 느끼한 감이 없지않아 있다.

그런데 상큼한 부추와 함께 먹으니,

입안에서 개운한 향이 퍼져나간다.

 

 


 

그리고 매운등갈비찜.

고추기름과 청양고추를 이용해 매콤하게 만드니,

느끼하지 않고 맛있다.

파채와 함께 먹으면 금상 첨화...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요즘.

건강한 천연조미료로 가족의 건강과 입맛을 함께 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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