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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 클럽 ㅣ 단비청소년 문학 3
존 레키치 지음, 서은경 옮김 / 단비청소년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지은이 존 레키치
고통은 언제나 그의 친구 (또 다른 고통)를 동반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루저클럽을 만들기로 했다. (p6)
루저의 의미는 무엇일까?
단어 의미 그대로라면 어떤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자. 패배자라는 의미일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쟁에서 진것일까?
인생이라는 삶의 현장의 경쟁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아직 죽을때를 맞이하지도 않은 이제 막 피어나는 학생들에게 왜 벌써 루저의 꼬리표가 붙어 다니는 것일까?
타고난 환경이 남보다 조금 힘들고, 신체적으로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출발점부터 왜 루저이어야 하는가?
마셜 매클루언 고등학교에서 제리 위트먼은 언제나 루저들을 괴롭힌다. 정해진 상납일에 돈을 가져다 주지 않으면 일주일내내 그에게 고통을 당한다. 윈스턴 챙도 그중의 하나다. 그는 남보다 상당히 작은 키에 여리여리하다. 언제나 제리에 의해 자신의 사물함에 갇히기 일쑤이다.
매니 크랜들은 남들보다 뚱뚱한 몸집으로 제리에게 놀림을 당한다. 툭하면 점심시간에 도넛이 날아오곤 한다.
나 알렉스 쉐어우드도 제리의 입장에선 루저이다. 언제나 목발을 짚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알렉스에게만은 직접 고통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친구들에게 고통을 주면서 알렉스를 누르려는 모습을 보인다.
알렉스는 자신의 돈을 조금씩 몰래 아이들에게 빌려줌으로써 제리의 횡포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구세주 쉐어우드"라는 별명이 붙었다.
어느날, 참다못한 나 알렉스는, 제리 위트먼에게 도전장을 낸다.
엘비라 멈포드 기구에서 주최하는 크리스마스 전구 달기 대회에서 알렉스 편이 우승하면 다시는 돈을 뺏거나 괴롭히지 않기로, 그대신 제리 편이 우승하면 알렉스가 상납금을 빌려주던 일을 그만 두기로 한다.
제리측은 부동산업자인 아버지의 도움으로 착착 진행되지만 알렉스 측은 여전히 힘들다.
옆집 괴물 해리 베이즐리가 알렉스의 도움으로 세상과 단절된 삶에서 바깥으로 나온뒤 크리스마스전구만들기를 도와준다.
뭔가 일이 착착 진행되는 순간 밤새 제리네 패거리들이 와서 장식을 모두 부셔버린다.
엎친데덮친격으로 해리도 어느날 사라져 버린다. 이제 루저들에게는 아무 희망도 없이 지쳐만 간다.
세상 어느 학교나 약한자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는 가보다.
왜 사람들은 자신보다 힘으로 밀리는 자들에게 군림하려는 걸까?
자신이 가진것은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선택되어 진 것인데, 마치 자신의 능력인 양 떠드는 이들때문에 많은 평범한 아이들이 즐겁지 못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들은 편부모이거나. 날 때부터 장애를 가진 사람들, 그리고 후천적으로 질병을 갖게 된 아이들이다. 그것이 그들의 선택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루저라고 칭해버리고 루저로 만들어버리는 현실이 비단 어느 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루저들이 힘을 합쳤다. 그들의 작은 소망을 모아모아 어쩔수 없는 관계를 끊으려고 한다. 그들에게는 어쩌면 너무나 큰 용기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이상은 당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그들의 한곳으로 집중시킨다.
그들의 이런 용기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역할을 했다. 루저들 내부에서 스스로 일어난 힘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스스로를 루저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인생에서의 루저는 아님을 안다.
그들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또렷이 알고 있다.
"어째서 루저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거지?"
"가끔은 아무 말도 필요 없을 때가 있더."
윈스턴이 말했다.
윈스턴이 옳다. 때로는 그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p359)
제리의 끝없는 괴롭힘을 보면서 그의 부모는 이 사실을 알까 하는 생각을 책을 보면서 했다.
책 말미에 나오는 그의 아버지의 발언을 보면서 또 한번 문제부모는 있지만 문제아는 없다는 진실을 깨달으려 한다.
제리의 아버지는 처음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곧 그는 야유를 퍼부으며 "그게 바로 루저들이 하는 말이야. 나는 네 탓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더 크고 똑똑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덧붙여, "불만 있냐?" 라고 말했다. (p349)
자신이 남보다 약하다고 못났다고 생각하는 십대들이여.
자신의 삶을 겁쟁이들에게 맡기지 말았으면 한다. 내 삶의 주체로서 건강하고 자신있게 세상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남들이 정하는 루저는 결코 루저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책인데도 불구하고, 활자체가 상당히 커서 처음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용인줄 알았다.
활자가 크다보니 36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되다보니 첫눈에 그만 부담이 되기도 한다. 활자가 조금만 작았다면 조금더 얇은 책이 되었을 텐데... 내용상 굳이 고등학생이 되어 읽지 않아도 되기에 독자에게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어린학생들을 위한 배려로 활자를 크게 한것일까?
출판자의 의도는 잘 모르겠다.
한가지 더는 여기에 일일이 기록은 해두지 않았지만 오탈자가 너무 많았다. 띄어쓰기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것도 많았고... 세심한 검토가 없었음이 아쉬웠다.
번역도 조금 아쉬웠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문장의 끝맺음 형식이 다소 딱딱하고, 때로는 책을 겉돌게 만들게 했다.
좀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번역체였으면 좋겠다.
그에 비해 표지 그림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전체적인 내용을 읽고 보면 표지가 얼마나 자세히 표현되어있고 내용을 잘 간추려 놓았는지 알수 있다. 아마도 그림을 그린 사람이 완벽하게 책을 읽었음을 느낄 수 있는 표지그림이었다.
그래도 내용은 청소년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으로 여러가지 흥미요소들을 두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 가고 있다. 다만 첫 전개부분이 느려서 조금은 지루했던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도대체 선생님들은 뭐하고 있는 것일까?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