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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 ㅣ 풀빛 그림 아이 50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5년 5월
평점 :
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 (풀빛, 2015년)
원 제 Wenn ich groß bin, werde ich Seehund (2011년)
브루노를 위한 책 (풀빛, 2003년)
원 제 Ein Buch fur Bruno (1997년)
여왕 기젤라 (풀빛, 2007년)
원 제 Ko"nigin Gisela (2006년)
위의 책들은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라는 이름이 생소한 독일 작가의 동화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15세 이상의 평균적인 지적 능력을 가진 독자라면 한 권의 책을 읽는데 20분 남짓의 시간이 걸릴 뿐입니다. 세 권의 책 모두 40쪽가량의 동화책들입니다.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의 책을 접하게 된 건 아이들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점점 자라나면서 책을 접하는 순간이 찾아오게 되고, 책을 듣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읽어주는 부모도 자연스럽게 동화책을 접하게 되더군요. 물론, 가장 최근에 나온 서적이라고 해도, 제가 어린 시절 읽었던 내용과 다르지 않은 전집, 명작동화도 있습니다. 안데르센 이야기, 호랑이가 등장하는 각종 설화도 물론 재미있습니다만,
'라떼는 말이야' 시절에는 접할 수 없었던 독특한 분위기의 동화책도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출생 아이를 가지고 있는 엄마 아빠들에게 지속적으로 각광받는 동화책 작가는 '앤서니 브라운'인데요.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동화책은 아닙니다. '우리 엄마'나 '고릴라'로 대표되는 '앤서니 브라운'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따뜻한 소재를 가지고, 교훈적인 결말로 매듭짓는 방식인데요. 반복해서 읽게 되면 단조로움이 부각되어 지루함을 유발하는 편이었습니다.
반면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의 동화책은 '환상적이고 파격적인 그림'과 더불어 '기이하고 참신한 시도', '인생의 단맛뿐만 아니라, 매운맛도 추가된 이야기'로 저 같은 책 덕후 부모의 구매 의지를 매우 자극하는 책이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아이들과 함께 읽는 건, 마치 아이들에게 '코피맛 사탕'이나 '정수리향 젤리'를 쥐여주는 느낌입니다. 작고 달콤한 평범한 사탕은 아니지만, '진짜 세계도 항상 작고 달콤한 건 아니란다.'라고 말해주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북유럽의 셀키전설을 모티브로 하여, 가족의 죽음이나 이별을 접하게 되는 아이의 감정 변화를 담담하게 그린 '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 무인도의 미어캣을 다스리며 점점 권위적으로 변하는 소녀 기젤라의 표류 이야기 '여왕 기젤라', 책을 싫어하는 아이였던 브루노가 어느 날 책 속으로 들어가면서 생긴 일을 다루는 '브루노를 위한 책' 모두 좋은 책이고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단 1권의 동화책만을 추천한다면, '난 바다표범이 될 거야'를 추천하고 싶네요. 다만 이 책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저희 집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은 아니라는 겁니다. 심지어 두 번째나, 세 번째로 좋아하는 책도 아니라는 겁니다. 어쩌면 아빠만 좋아하는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