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인생 - 개정판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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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위기철'씨의 '아홉살 인생'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접한건 당시에 크게 유행했던 '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그램의 추천도서였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도 이런저런 좋은 책들이 많아지만, 책을 읽읍시다 에서 추천하는 책을 읽지 않으면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인것 같은 분위기가 널리 형성되있었습니다.


아무튼 지금의 저는 그 프로그램에 매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이 진심으로 좋은 책이기 때문이죠.

 

 

이 책은 일반적으로 뛰어난 소설이라면 의례 그렇듯이,

 

소설적으로 완벽한 구조나 서사의 탄탄함, 현실을 아우르는 이념을 일깨우거나 인문학과의 교배로서도 가치또한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단지,

 

몇번의 위기를 가지지만, 대부분 차분하게 극복되는 보통의 성장소설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평범과 비범사이에 있는 이 책, 저로서는 이 책의 가치는 진정성에 있다고 생각되더군요.

 

이 소설은 독자가 누구든지 간에, 지나간 시간을 되짚어 현재의 나를 반성하게 해주고
 
추억이 어린 쓴웃음도 짓게 만들고,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돌아오게 합니다.

 

돌이켜 보면 감동이나 짜릿함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은 많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소설과 같이

 

반성의 순간을, 또는  회고의 시간을 맞이하게 만드는 진정성을 가진 소설은 드물다 하겠습니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생각이 있겠지만 저는
 
이 책을 다 읽은 후엔 왠지 한살한살 먹는다는게 9살이나 지금이나 별 다를게 없다는 진실부터

 

사실 사랑은 그런것이구나 같은 통속적인 생각까지 폭넓게 들었고요,

 

책을 덥고나서도 오랜 여운이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이것은 진정으로 흔하지 않은 감상으로, '소나기'나 '청학동 나그네'의 그것과 같이 번역서에서는 결코 찾아볼수 없는 우리만의 성장을 담고있습니다.

 

어린시절은 누구나 겪지만, 그때에 생각할수 있었던 현명함을 다시 소환해주고, 어딘가 깊숙한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다고 할까요.

 


물론 삶이 우리에게 줄수있는 여운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 준다거나,

 

너무 많은 캐릭터가 충분히 역활 없이 등장과 사라짐을 반복하는 점은 진심으로 아쉬웠지만,

 

이것 또한 사실은 제가 이 책에 애정을 가지고 있으니 보이는 단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위기철씨의 '아홉살 인생'은 '땅거지'꼬맹이였던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P.S 여러명의 개성있는 캐릭터가달아 등장하지만, 특히나 '마지막 로맨티스트 골방 철학자'라는 캐릭터는
 
굉장한 애착이 가는 캐릭터 였습니다. 어느 정도냐하면, 이 캐릭터가 등장할 때면 괜시리 한숨이 푹푹나올정도였습니다.
 
이상의 꿈은 멀고 멀지라도, 끝내 현실과는 타협하지 않은 '철학자'에 정말 간절히 자신을 이입시킬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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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의 전쟁 1 얼음과 불의 노래 2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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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편에서 드레곤의 부화 장면으로 끝내는걸 보고요,

 

이 소설이 이제야 뭔가 환타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적잖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1편은 환타지라기보다는 거대한 역사소설의 느낌이었으니까요,

 

(왕좌의 게임 (얼음과 불의 노래 1부)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aoji82/70136648917 )

 

 

이 책은 총 1300 여 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두께를 자랑합니다. 따라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위해서, 5년이나 10년정도 이야기를 건너뛰지는 않더라도~!

 

정상적인 세계를 난도하는 거대한 기운이 일어난다거나,

 

초능력간의 건곤일척의 싸움을 구경할수 있다거나, 아니면 최소한 그러한 낌새라도 나타나,

 

책장이 휙휙 넘어가는, 뭐 그런류의 변신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2편에서도 이 소설은 변하지 않습니다. 1편에서 이어지는 세계관의 단면들을 층층이 쌓아 올립뿐이죠.

 

 

 

솔직히 1편의 그것보다 이 소설의 스토리 라인은 좀 더 지루한 편이었습니다.

 

여전히 의외의 인물들이 죽임을 당하고, 스토리 라인에 떡밥을 던지는 솜씨도 굉장하지만,

 

드레곤은 좀처럼 자라지 않고요, 얼음과 불의 노래라는 제목을 통해 우리가 유추할수 있는 몇개의 스토리 라인은

 

여전히 시작조차 되지 않으니까요.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하고요,,,

 

 

 

물론 이건 여전히 예고된 7부의 시리즈중 2부일 따름이고,

 

환타지 소설이나, 장르소설적 측면에서, 여전히 흥미롭고 굉장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독자의 입장에서는 예정된 모든 편수가 마무리 될 때까지,

 

작가가 건강하기만을 빌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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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추억
사이 몽고메리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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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동물에 관한 책이라면 적지 않게 읽었습니다만, 성인이 된 이후로는 한번도

 

동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책을 읽고 진심으로 뛰어나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분명 개체를 묘사한 순간 순간의 귀여움이나, 인간과 동물의 친교 그 자체에 혹한 적은 있지만

 

동물과의 유대를 통한 사랑, 믿음, 때로는 우정 같은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감동에는 근접하지 못했다고 할까요, 그래서

 

적어도 개나 고양이에 관해서라면 분양을 통해 키우는 것이야 말로 정석이라고,

 

그렇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닙니다.

 

이 책은 작가 몽고메리의 애완돼지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에 관한 책입니다. 정말로,

 

실제의 삶을 다룬 책이므로, 줄거리랄께 없습니다.

 

작가가 가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 힘든 시기에, 농장에서 버림받은 미숙아 돼지와의 동거를 시작했고, 점점 승승장구하게 되었다는 내용정도일까요?

 

 '말 하는 돼지 베이브' 같은 뭐,,,,, 그런 소설은 아닙니다. 그저,

 

사람들이 주는 빵이나 과일을 먹거나, 우리를 탈출해서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니는 돼지

 

그를 사랑하는 여러 사람들에 관한 책입니다.

 

 

일관성 없고 들쑥날쑥한 세상사이니까요, 돼지 그리고 그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겼다면 사실은

 

어떤 이야기도 만들어 지지 않아야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놀라운 통일감과 더불어 일면식도 없는 돼지에서 느낄수 있는 최고의 애정을 끌어 냅니다.

 

 

모든 것의 중심에는 돼지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가 있습니다.

 

 

 

작가의

 

여러 애완 동물에 대한 정교한 표현은 일품이라고 할수 있겠네요.. 돼지를 비롯해 개 닭등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통해 완성된

 

이런 묘사는 국내 소개된 그 어느책에서도 찾아 볼수 없는 일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아마존이며 아프리카 같은 오지를 다니며 야생동물을 오랫동안 관찰한 작가답다고 할까요,

 

그들의 일상을 사실적이면서도 설득가능한 선에서 생생하게 묘사힙니다.

 

물론 사랑이 듬뿍 담긴 시선이고요, 그렇게 사랑이 듬뿍 담겨서 더 만족스러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을 오랫동안 관찰한 작가의 책이라서 인지, 편파적이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는 면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키우는 닭들을 잡아먹는 족제비를 직접 마주한 그순간,

 

미움이나 증오보다는.

 

오히려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는 작가의 모습을 통해서 목가적인 삶 이상의 철학을 느낄수 있습니다.

  

 

또 자연스레 늙어가는 존재에 대한 변치 않는 경애심과,

 

먹이와 먹을 곳을 제공해 주는 것만으로 우리에게 사랑과 희생을 아낌없이 주는 동물들과 일상등

 

감동의 순간순간들을 효과적으로 나열됩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연거푸 웃음짓고 때로는 눈물 흘릴수 밖에 없게 됩니다.

 

 

 

확실하건데,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 중 대부분은

 

드넓은 농장 집에서 돼지, 개, 그리고 닭과 자연과 어울어져 생활하는 목가적인 모습을 잠시라도 꿈꾸게 되고요,

 

잊어버린 낭만적인 시간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이 모든 글은 당대 번역계에서 손가락안에 꼽히는 대가인 이종인 선생님에 의해 번역되었습니다. 이것은

 

이 책이 뛰어난 평가를 받을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조차 이종인 선생님 때문이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전원주택, 애완동물과의 목가적인 낭만을 추구하는 사람들

 

그리고 뜬금없지만,

 

여자친구와 교외 소풍에서 그녀에게 낭독해줄만한 책에 관해 고민해 보았을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네요.

 

 정말로 분위기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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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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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여러 계층을 대표하는 사람들, 그들의 시간이 모여 1990년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같은 글이 대단히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데, 단순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소설은 흉내낼 수 없는 무겁고 힘있는 서사,
 
전후 세대인 독자층을 일깨워주는 당대의 시대상 재현등은 역사책 못지 않은 가치가 가지고 있으니까요.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에,
 
작가가 현대사에 대한 오랜 연구와 고증, 이와 관련된 여러 인물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 책을 만들었 다고 생각할수 밖에 없네요.
 
'생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의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역사와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이 그대로 담겨 있는 이야기나,
 
'개와 늑대의 시간'의 폭력 조직의 숨겨진 비사나 생활같은 일들은
 
고증과 증언의 바탕이 없었다면, 절대 나오지 못했을 글이라고 생각되고,
 
방대한 양의 이야기를 한개의 소설에 몽땅 쏟아 넣고 그속에서 그럴듯한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작가의 입심은 과연 대단해서, 과거 조선을 주름잡는 3대 구라 중 '황구라'로 불렸던
 
황석영 씨의 역량이 유효하다는 사실을 확인할수 있는 소설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단점도 있는 책이었습니다. 각 장을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은 서로 다른데 반해, 그들의 화법에 큰 차이가 없어서,
 
챕터간의 분별력이 없고, 이같은 다수의 화자가 이끄고 가는 소설 특유의 개성이 떨어진다. 라는 점이 무엇보다 아쉬웠습니다.
 
또 다른 장에 비해 지나치게 힘을 준 2장은 뭔가 집중력을 떨어뜨린다고나 할까요,
 
역설적으로 이 같은 단점으로 알 수 있는건,
 
황석영의 장점은 서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층층히 겹쳐,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구조의 이야기를 형성하는 이번 작품같은 형식보다는
 
오히려 한 사람의 시선이나 서술에 집중하는 '바리떼기'에서와 방식이라는 사실입니다.
 
 
또,
 
마지막에 박선녀의 죽음과 임정아의 구출은 전전 세대의 쇄락과 몰락을 나타내고 새로운 기수의 출현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 될수도 있겟지만,
 
결국 이는 안일한 대안제시였으며, 식상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뭐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피날레 였고, 이 글의 장점 또한 여전히 유효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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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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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씨의 '고래'를 입니다.

 

신화적, 설화적 세계에 가까운 시·공간을 배경으로, 1부와 2부는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그녀를 둘러싼 갖가지 인물 사이에서 빚어지는 천태만상, 우여곡절을 숨가쁘게 그려냈으며, 3부는 감옥을 나온 뒤 폐허가 된 벽돌공장에 돌아온 금복의 딸이자 정신박약아인 춘희의 생존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로 요약 될 수 있는 이야기인데, 사실은 절대로 요약되지 않습니다.

 


최근의 추세인 밀도 낮은 소설에 질려있던 저의 갈증을 단번에 풀어준책이라고 하고 싶네요.

 

이 글은 가깝게는 박경리의 '토지' 멀리보면 펄 S 벅의 '대지'를 이을만한

 

'이야기 중심'형 소설의 새로운 등장입니다. (좋은 책은 제목이 2음절 이어야만 하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유행하는?  잘팔리는,, 소설에는 거세게 몰아 붙이고, 독자를 이리저리 몰고 다니는 남성적인 면이 부족합니다. 사실이죠.

 

옷자락의 주름하나도 놓치지 않고 섬세히 돌을 가다듬는 르네상스 작가의 조각들 같은 느낌 이라고 할까요,

 

특히 여러 일본 소설들은 말이죠,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좀 더 깊숙한 아름다움을 음미하는데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이 글은 그런 스타일의 이야기와는 다릅니다.

 

쓸데없는 묘사가 없고요, 그럼으로 은유에 이야기가 묻히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100% 보여줍니다.

 

작가는 감정에 잠식당하지 않고,  않으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천명관'씨의 특출한 능력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이어준다는 것입니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던 이야기들은 이리저리 뒤섞여 큰 흐름을 구성하고,

 

이렇게 혼란할 법한 상황에도, 혼란함도 느껴지지 않고요,

 

 

또,


그는 개성있는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배치합니다. 그들간의 대립의 각과 화해의 이야기가 어색함 없이,

 

부드럽게 진행되죠,

 


뛰어난 소설들은 언제나 그렇듯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은 끊임없이 성장합니다.

 

특히 주인공인 금복의 변화는 사회가 우리를 어떻게 길들이는지에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요,,

 

 

이 글은 좀 긴듯한 450페이지의 소설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이 책을 읽는다면,

 

읽는 동안의 시간은 너무 짧게 느껴지고. [저는 이 책을 2시간동안 정말 꼼짝도 않고 읽어 내렸습니다.]

 

다 읽은후에는 우선 묵직한 여운으로 포만감을 느끼게 되고,

 

소설속의 시간들을 삶속에 고스란히 안아버리게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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